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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Sep 26. 2016

희망의 거리

걷고 싶다... 

거리를 오랫동안 걸어 본 기억이 최근에는 거의 없다.

바쁘게 출근하고 퇴근하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거리라는 것은 그저 하루 일상을 보내기 위한 스쳐 지나가는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


대학교 시절에는 걷는 게 좋아서 일부러 두세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곤 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아니라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일도 없다. 그래서 걷는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 걷는 시간 수없이 떠올리고 되새겼던 그 기억들이 때론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도 만들었다.


거리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짧은 인연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언제였던가 그날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거리 위에서 한 시간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물론 쓸데없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서로의 안부와 여자 친구 이야기, 학교 이야기와 또 다른 동창에 대한 이야기들을 거리는 다 받아줬다. 그리곤 한잔 하자는 통상적인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전철을 타고 멍하니 있다가 다시 집으로 걸어가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았다. 

어쩌면 거리는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몇 시간 동안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일에 치여 잡생각이 그 시간 동안 내 머리를 아프게 할지 모른다.


Moutin Factory Quintet - Hope Street (2016년 음반 Deep)


드러머 Louis Moutin와 베이시스트 François Moutin 이 두 형제를 주축으로 Moutin Reunion Quintet을 결성해 활동하다 Moutin Factory Quintet으로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오랜 기간 활동을 해 왔다. 최근 Thomas Enhco을 대신해서 Jean-Michel Pilc가 참여하면서 활동하고 발표한 음반이 <Deep>이다. 국내에서는 Plus Loin과 그 전신인 Nocturne 레이블을 통해서 잘 알려진 뮤지션들이기도 하다. 


'Hope Street'이라...

거리를 품은 것일까? 

거리를 희망하는 것일까?

아니면 희망을 품고 있는 희망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일까?


오늘 나는 어쩌면 내일의 대한 희망을 품고 거리를 품고 희망하며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날씨도 선선하니 한 시간 이상을 걸어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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