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uSic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Nov 07. 2016

Paroles, Paroles

가끔씩은...

의미 없는 말들이 이상하게 귓가를 맴돌 때가 있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는 곡이 계속 입속에서 맴돌 때가 있다.

최근 이 곡이 그렇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알랭 드롱의 그 저음의 목소리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자의 목소리가 이렇게 섹시하다고 느껴 본 적도 정말 오랜만이다.




내 머릿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계속 맴돌고 있다.

복학생에게 찾아온 이 설레임이 낯설게 느껴진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그녀의 번호를 넋을 잃고 쳐다본다.


아뿔싸! 손이 미끄러져 통화 버튼을 누른다.


잽싸게 통화 중지 버튼을 눌러보지만 저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럴 때 당황하지 말고!

무의미한 말을 한번 날려본다.


"오늘 날씨 무쟈게 좋네요."


살짝쿵 웃음소리와 함께,

"뭐예요~"


하는 귀여운 말투의 그녀가 화답을 해주니 기분이 좋다.

뭔 소리를 해댔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단은 내 기준으로 꽤 오랜 시간을 통화한 거 같다.


사실은 몇 분도 안 되는 것 같지만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그냥 던졌던 공연 보러 가자는 말에 바로 대답하는 그녀 때문에 오히려 더 당황했다.


"무슨 공연인데요?"

"대학로에서 내가 아는 연극 관계자 형님이 한분 계시는데 '라이어'라는 연극이 상당히 재미있다고 티켓을 몇 장 주셨어. 혹시 같이 갈 친구 있으면 2명 더 갈 수 있어."

"와! 재밌겠다. 저 연극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형님! 감사합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그나저나 남자 친구가 없다고 들었는데 혹시 남자 친구 델꾸 오면 우짜지?


Dalida & Alain Delon - Paroles, Paroles

캬~~ 알랭 드롱의 저 목소리!


Stefano Bollani - Paroles, Paroles (2016년 음반 Jazzitaliano Live 2016: Live From Mars)


Jazzitaliano Live 시리즈는 처음 등장한 이후 계속 콜렉팅을 해 온 작품이다.

올해도 다양한 작품들이 발표되었는데 그중에 Stefano Bollani의 이 작품을 정말 많이 들었다.


잘 알려진 Dalida & Alain Delon 버전 외에 Fabrizio Bosso의 2001년 작품인 <Italian Songs>의 버전도 좋지만 Stefano Bollani의 왠지 모를 슬픈 감성이 느껴지는 이 곡이 너무도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멋져 보이지 않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