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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Nov 14. 2016

Blue Mitchell

Blue's Moods 

<Blue's Moods> 

Riverside Records/1960 


Blue Mitchell - Trumpet 

Wynton Kelly - Piano 

Sam Jones - Bass 

Roy Brooks - Drums 


1. I'll Close My Eyes 

2. Avars 

3. Scrapple From The Apple 

4. Kinda Vague 

5. Sir John 

6. When I Fall In Love 

7. Sweet Pumpkin 

8. I Wish I Knew


잠깐 추억을 얘기하자면 내가 재즈를 듣기 시작한 시점이 고등학교를 막 올라온 94년도부터였다.

당시 부유하진 않았지만 아버지가 사준 컴퓨터로 통신을 하던 시절이었고 그때까지 피아노를 치다가 베이스를 치기 시작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시기였다.


라디오를 통해 귀동냥하다가 나의 기억으로는 CD를 한 장씩 사던 때가 95년도부터로 기억하는데 당시 통신 채널을 돌고 돌다 만났던 재즈 동호회 형님들이 홍대에 새로 생긴 '레코드 포럼'이라는 곳을 가보라고 하셨다. 레코드 포럼이 아마도 95년도에 생겼을 거다. (나의 기억이 맞던가? 틀릴 수도 있다!)


뭐 그때는 전통 재즈보다는 8,90년대의 퓨전 재즈를 상징하던 GRP를 구입하던 기억이...


어쨌든 공부도 해야 하는데 홍대는 자주 다녔던 기억이 난다. 

돈은 없어도 음반 구경과 매장 내의 그 특유의 분위기와 향취가 이상하게 좋았다.

그리고 나의 기억의 홍대는 또 지금과도 많이 달랐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 소개하려는 Blue Mitchell의 <Blue's Moods>때문이다.

GRP가 퓨전 재즈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지금은 Concord Group이 Impulse! 나 Verve, GRP 같은 레이블을 관리하는 큰 그룹이지만 당시에는 GRP가 Impulse! 의 작품들을 리마스터링 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OJC 역시 Milestone, Riverside 같은 몇몇 레이블의 작품들을 리마스터링 하던 시기이다.


지금 소개하는 이 작품 역시 1994년에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되면서 Vinyl이 아닌 CD로 만나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재즈를 듣기 시작한 그 시점에 이 작품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되던 시기라 나에게는 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군대 제대 이후 '레코드 포럼'에서 구입한 것은 함정!


재즈를 듣다 보면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개성적인 음색을 지닌 뮤지션을 만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채색에 가까운 뮤지션을 만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개성적인 음색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꼭 그것이 작품의 음악성과 결부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Blue Mitchell은 어찌 보면 오히려 무채색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흔히 '명반'대열에 속하며 추천 작품으로 많이 언급된다.


그 이유는 '뻔'하게도 너무 멋지기 때문이다.

항상 '뻔'한 리뷰로 이 작품은 어디 빠지지 않는 멤버들 간의 인터플레이와 군더더기 없는 그의 뭉글한 연주로 끝난다.


비밥 사운드의 원형을 너무나 부담 없이 다루고 있는 것도 한 몫한다.

분명 그 이유는 그가 강한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무채색에 가까운 음색을 각 멤버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감상자로 하여금 그의 연주에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I'll Close My Eyes
Avars
When I Fall In Love


I'll Close My Eyes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이 기분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경쾌하고 밝은 듯한 사운드지만 묘하게도 그의 연주는 쓸쓸함이 담겨져 있다.


뭐 개인적인 사견이긴 한데... 

아쉽게도 그가 Horace Silver, Chick Corea 같은 뮤지션들과 멋진 협연을 했지만 이 작품 외에는 딱히 손에 꼽을 만한 음반이 없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한 인상이 묘하게도 크게 각인돼서 그런 것일까?

굳이 한 장을 꼽자면 Blue Note에서 64년도에 발표했던 <The Thing To Do> 정도?


표지도 몬가 촌스러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묘한 느낌을 준다. 왼손에는 담뱃갑을 쥐고 있고 오른손은 트럼펫을 쥐고 있는 모습도 묘하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길목에 문득 이 작품이 생각났다. 

비도 오고 있고 센치해지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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