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절의 새내기의 추억
Radiohead를 정말로 좋아했다. 첫 번째 작품 <Pablo Honey>에 수록된 'Creeper'보다는 그들의 서포모어 작품인 <The Bends>에 수록되었던 'Fake Plastic Trees'에 더 빠져있었다. 나의 학창 시절은 그렇게 어설펐던 락 밴드 활동과 락/메탈 음악과 함께 지나가고 있었다.
처음 OT를 가서 술과 함께 시작했던 대학 생활. 원래 내가 가고자 했던 대학교와 학과와는 무관했던 처음 새내기 시절은 그저 술의 힘을 빌려 한 학기를 그렇게 보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무언가 크게 얽매이고 싶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정말 맘에 맞았던 몇 명을 제외하고는 얇디얇은 실 같은 연만을 이어가고 있었던 대학교 1학년 1학기는 사실 나에게 있어서 기억되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여름의 어느 날 '배철수의 음악 캠프'에서 Radiohead의 3번째 작품 <Ok Computer> 발매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 이후 강남의 타워 레코드로 향해 집어 들고 왔던 이들의 3집은 지금도 기억나지만 첫 곡 'Airbag'에서부터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좀 더 어두워진 이들의 감성과 사운드는 나에게 있어서 지금까지도 Radiohead의 작품들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고 있다. 물론 그 이후 Brad Mehldau라든가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이들의 작품 중 유독 <Ok Computer>에 수록된 작품들을 연주한 것을 보면 감성이라는 것이 재즈의 그것과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만큼 이 작품이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 해 여름에는 Radiohead와 함께 살았다. 일체 다른 음반을 듣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약간은 어두웠던 나의 감정들을 그 음악에 다 흘려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Júlio Resende는 Clean Feed레이블을 알기 시작하면서 접했던 포르투갈 출신의 피아니스트이다. 전체적으로 그의 연주는 Fado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은 듯한 연주를 선보인다. 약간은 어두운 면도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Radiohead의 'Airbag'은 참 잘 어울린다.
문득 Clean Feed 작품들을 정리하다가 다시 듣고 있는데 예전 새내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가끔씩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도 있다.
만일 돌아간도 하더라도... 어설펐던 20대 초반은 아마 그대로겠지?
그래서 오히려 풋풋했던 감성이 남아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