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팠던 기억
2005년 친구들보다 일 년 늦게 졸업하고 나서 나는 취업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정말?
물론 그 노력이 정말 최선이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았다는 것이긴 한데 그래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갈수록 쌓여가는 면접에서의 탈락의 흔적들은 뭐 이미 예상된 결과다.
솔직히 내가 봐도 별 볼일 없는 스펙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힘들어 하진 않았다. 그냥 내 일이 아니구나 하고 넘어갔다.
무뎌져 간다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이미 취업에 대한 나의 태도는 핑계 아닌 핑계로 무덤덤해진다.
마치 체념한 듯 그렇게 반년을 살아갔다.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긴 뭐하니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밤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겜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 만나서 술을 마셨다.
근데 더 우울했던 건 그 삶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딱히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진 않지만 부모님의 눈에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쳤을까?
그렇다고 그런 부모님의 눈을 애써 외면하지 않았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없었을 뿐이라고 변명을 한다.
어느 순간 면접은 보지 않게 되었다.
나름대로 나는 잘해나간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인연이 닿아 일을 할 것이라고 나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를 정말 아프게 했던 건 취업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나를 방치한 것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그 삶에 익숙해져 가면 갈수록 나의 마음은 아팠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뭉쳐서 풀리지 않는 그 고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함이 상쇄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Brad Mehldau의 <Elegiac Cycle>은 Warner Bros. 에서 1999년에 발표한 그의 첫 솔로 작이다. 이 곡에서 Resignation을 듣고 있노라면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기 위해 몸부림 아닌 몸부림치던 그 당시가 떠오른다.
마치 체념한 듯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그때의 나의 모습은 지금 떠올리면 아팠던 기억으로 남는다.
그나저나 Resignation은 개인적으로 Brad Mehldau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로 남아 있다.
무언가 저 깊은 어두움이 느껴진다.
어쩌면 돌아갈 수 없는 그 당시의 내 청춘의 기억과 비슷해서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