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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Oct 16. 2023

재즈란 무엇인가?

뭐긴 뭐야 멋진 음악이지!!!

저 질문은 여러모로 어려운 질문이다.


"재즈가 뭔가요?"


라는 질문에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글로 재즈를 배운다는 건 더 어렵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반 100선같은 표현으로 리스팅한 음반들이 청자들에게 꼭 맞는 음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어떤 분은 처음 Ornette Coleman의 음반을 듣고 감명을 받았다면 또 어떤 분은 '아.. 역시 재즈는 어려워'하며 접는 분들도 봐왔다.


단순하게 저 명반 100선만으로 재즈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 뭐가 맞는 거야? 사람들마다 취향이 전부 같을 수 없으니 저 명반 100선이 오히려 재즈를 접하는데 장벽이 되는데?????


그래서 나는 음반 추천은 하지 않는다.


"재즈는 말이죠? 흑인... 어쩌고 저쩌고~~"


라는 말로 설명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역사를 읊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음악적인 이론으로 접근하며 설명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처음 재즈를 접하던 시기가 모뎀으로 통신을 하던 시기라 형들한테 저 질문을 하면 별별 설명이 오간다.


때론 그러다가 서로 싸우기도 한다.


"야 재즈는 적어도 프리/아방가르드 재즈를 들어야지. 이게 진짜 재즈야!!!"


"아니야 비밥이야"


"쿨재즈가 무슨 재즈야? 엉???"


속으로 '아.... 이거 괜히 물어봤나?' 하며 슬그머니 그 방을 빠져나온 적도 있다.


Duke Ellington이 어느 인터뷰에서 재즈라는 어원에 대한 재미있는 표현을 한다.


당신이 딸을 가진 부모라면 재즈는 당신 딸이 절대 만나면 안 되는 남자

라는 표현을 쓰면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면서 Duke Ellington이 Nigro Music이라든가 다른 언어로 대체하자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때론 저명한 평론가의 평론을 그대로 외워서 설파하시는 분들도 봤다.

뭐 지금이야 그런 분들이 있을까만은 당시에는 그런 분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집에도 있는 <재즈총론>이라는 책이 있다.

Mark C. Gridley라는 저자가 일본의 저명한 잡지인 'Swing Journal'에 기고한 'Jazz Styles'를 번역한 책이다.


어떤 이는 이 책을 옆에 끼고 여기에 있는 내용들을 알아야 진짜 재즈 애호가라고 하는 분까지 나는 봤다.


물론 이 책은 재즈 가이드북으로써는 아주 훌륭하지만 시대는 변한다.


당시 2000년 초중반 네티앙 - 추억의 네티앙 -에 있던  큰 재즈 커뮤니티에서 재즈 클럽에서 모임을 가졌을 때 이걸로 싸운 것까지 봤다.


"재즈를 아는데 이 책을 꼭 제가 알아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그분은 입에 침을 튀겨가며 상대방을 설득했다.


질문하신 분은 그 책에 있는 음반들을 찾아 들어봤는데 자신은 잘 모르겠다는 말을 했는데 결국


"아니, 그걸 듣고도 모른다면 그냥 재즈 듣지 마세요!"


라는 말로 서로 기분 상해서 냉랭한 분위기를 모임이 끝날 때까지 이어가서 아주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 


제각각 다른 기준과 취향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말하는 '재즈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인 것이다. 


재즈는 흑인의 음악이다?


만일 재즈를 흑인의 음악이라고 한다면 이것도 좀 독특한 역사가 있다.


잘 아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재즈 스탠다드라 할만한 곡들을 음반 단위로 처음 녹음한 밴드가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1910년 중반부터 활동했던 Original Dixieland Jazz Band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팀의 구성원은 백인이었다.


게다가 1930년대 스윙 시절 대부분 큰 인기를 얻었던 뮤지션들이 Benny Goodman, Artie Shaw, Glenn Miller 같은 백인 뮤지션들이 이끌었던 오케스트라가 재즈라는 음악을 대중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물론 Duke Ellington, Count Basie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재즈는 즉흥연주가 주를 이루는 음악이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클래식에서도 이 즉흥연주의 개념이 오래전부터 이미 존재했다.


게다가 초기 재즈의 원형은 즉흥연주도 즉흥연주지만 잘 짜여진 작곡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흥연주'라는 단어가 단순하게 재즈에만 국한해서 말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게다가 현재에도 꾸준히 발매되는 대부분의 작품은 잘 짜여진 작곡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결국 이 '즉흥연주'라는 부분은 재즈의 일부분일 뿐이지 재즈 자체라는 의미가 될 수 없다.


특히 현대 재즈는 작곡과 편곡에 큰 비중을 두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재즈는 즉흥연주로 이뤄진 음악이라 어려워'라는 편견이 절로 생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 니가 말하고 싶은 게 뭔데? 니가 말하고 싶은 재즈가 뭔데?


Dexter Gordon – Body And Soul (1995년 음반 Ballads)

한 때 나는 저 질문에 내가 여기저기서 수집한 자료와 음반과 이론을 중심으로 멋지게 설명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뭐긴 뭐야? 그냥 멋진 음악이지!!


나에게 재즈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저 Dexter Gordon의 <Ballads> 음반의 표지이다.


담배 자욱한 이미지???


정규 작은 아니고 일종의 컴필레이션 음반인데 그중에 Coleman Hawkins의 'Body And Soul'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버전이 Dexter Gordon의 'Body And Soul'이다.


이 곡은 원래 샌프란시스코 - 아이 레프흐으~~ 마이~ 허어~트~ 이인 새애앤프란~시스코우 - 에 위치한 The Keystone Korner에서 1978년과 1979년에 행해진 라이브음원을 담고 있는 1990년 작 <Nights At The Keystone, Volume 3>에 수록된 17분에 달하는 곡이다.



오래전 발행하려다가 저장만 해뒀던 쾌쾌 묵은 글이긴 하지만 내용을 약간 추가해서 한번 꺼내본다.



Title: Nights At The Keystone, Volume 3 (originally released)

Label: Blue Note


Dexter Gordon - Tenor Saxophone

George Cables - Piano

Rufus Reid - Bass

Eddie Gladden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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