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나오던 그 노래 뭐야?

달달한 것이 참말로 좋구먼

by 나의기쁨

90년도에 국내에서 '귀여운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극장에 올라왔던 <Pretty Woman>은 엄청난 히트를 쳤던 영화였다. 이 영화의 주제곡이었던 Roy Orbison의 'Oh, Pretty Woman'은 정말이지 거리나 티비, 라디오에서 엄청나게 나오기도 하고 그랬다.


그때부터 그 어린 나이에 줄리아 로버츠를 엄청 좋아했던 거 같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 91년에 나왔던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 <Dying Young>을 92년으로 기억하는데 비디오테이프로 나왔을 때 줄리아 로버츠가 나온다 해서 빌려서 집에서 봤다.


지금이야 영화 개봉 이후 OTT 등을 통해서 금세 볼 수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개봉 이후 한참이 지나서야 비디오 시장으로 나왔었으니 늦게 본 경우이다.


영화에 대한 기억은 굉장히 단편적인 부분만 기억이 난다.


백혈병에 걸린 한 남자의 간병인으로 줄리아 로버츠가 들어오고 그렇고 그랬다는 영화였는데 중학교 때 한참 Bon Jovi, Slaughter, Fire House, Skid Row에서 Metallica 같은 락/메탈에 심취하던 시기였음에도 그 영화에서 나오던 그 황홀한 연주가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일까?


당시에 나는 해당 영화의 o.s.t. 를 구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럴 바에는 다른 락밴드의 음반을 사고 말지 하며 그 기억을 뒤로하고 열심히 락/메탈에 심취해가고 있었다.


Billie Holiday를 소개할 때 광고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했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나의 허세를 발동시킨 광고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느 날 티비를 보다가 이국적인 광고가 나왔는데 그것은 바로 톰보이라는 여성 의류 브랜드의 광고였다.


톰보이라는 말 그대로 중성적인 이미지의 모자와 선글라스, 군복 같은 긴 바지를 입고 달리는 기차 위에서 앉아서 색소폰을 들고 있다가 재킷을 입는 그 광고.


거기서 흘러나오던 그 음.악. !!!!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허세를 끄집어내기 시작한 그 순.간. !!!!!


바로 이런 음악!!!!!


그랬던 것이다.


그 광고에서 나오던 Kenny G의 'Going Home'은 나의 허세의 서막을 알리고 있었다!!!


락/메탈은 당시에는 남자애들한테나 먹혔지 여자애들한테는 시끄러운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테니 허세를 부릴 수가 없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Kenny G - Going Home (1989년 음반 Live)


요즘은 동네의 음반 가게를 볼 수 없지만 동네마다 작은 음반 가게가 하나씩 있었다.


우리 동네 근처에도 있었는데 그 아저씨 앞에서 나는 이 광고를 설명했다.


광고를 모르셔서 답답했던지 아저씨가 한마디 던진다.

아니 그러니깐 광고에 나오던 그 노래가 뭐야?


알고 있었다면 아저씨에게 물어봤겠습니까???


결국 입으로 멜로디를 흉내 내니 '아 그거!' 하면서 소개해준 음반이 89년에 발매되었던 그의 라이브 음반이었다.


라이브 음반임에도 이곡은 라이브가 아닌 스튜디오 녹음으로 처음 실렸고 이후 <Greatest Hits>라는 컴필레이션 음반에도 수록되었다.


그중에 'Uncle Al'도 스튜디오 녹음으로 이 음반에 실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바보 같은데 나는 관심이 있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그 음반을 복사를 해서 녹음한 테이프를 주며 들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거였다.


난 New Kids On The Block을 좋아하는데 나 이런 거 안 좋아해


녹음한 테이프를 손에 들고 집에 돌아가는데 세상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당연히 당시 현진영과 와와, 서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남자들한테 더 인기가 많았던 듀스 같은 팀이 유행을 했던 시기가 아니던가?


게다가 내가 맘에 안 들었겠지? 나름대로의 관심 표명이었는데 눈치챘는지 거절했을 거라 생각한다.


아.. New Kids On The Block 나도 좋아하는데...
난 그중에 Joey McIntyre!




Kenny G 하면 딱 떠오르는 건 '소프라노 색소폰의 마법사'지만 그의 초기 음반을 보면 알토와 테너 색소폰도 엄청 멋지게 연주하기도 했다.


어쩌면 재즈라는 음악에 대한 첫 이미지는 Kenny G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Jaco Pastorius의 음악이나 추천받았던 Miles Davis의 중기 시절의 <Bitches Brew> 같은 음반을 들었을 때 딱 이런 느낌이었다.


이게 재즈인가...
내가 알던 그 재즈가 아닌 거 같은데?


뭐 애초에 Jaco의 경우에는 그냥 퓨전 락이라고 생각했으니깐!


한때 Kenny G 좋아한다고 하면 그게 무슨 재즈냐라는 꾸사리를 먹었던 적이 있다.


여지없이 고등학교 당시 통신에서 Kenny G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화면에서 침이 튀어나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게 무슨 재즈냐? 팝이지!라는 설교를 들었다.


아니 내가 좋다는데?
딱 고급스러워 보이고 달달하고 솔직히 연주도 잘하잖아?
허세 부리기 이만큼 좋은 음악이 또 어디 있다고?


가끔 Kenny G의 Concord레이블의 음반들을 들으면 참 기가맥히는 멜로디와 연주에 잠시 눈을 감는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한 세 장의 음반 <Miracle>, <Faith>, <Wishes>를 크리스마스이브에 틀면 분위기 얼마나 좋은데???



Kenny G - Silhouette (1988년 음반 Silhouette)


캬! 마치 Lester Young이 삐딱하게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는 것처럼 소프라노 색소폰을 플루트 연주하듯 살짝 옆으로 비껴서 연주하는 모습이 완전 간지 작렬이다.



Kenny G 음반에 참여한 뮤지션들을 보면 Jeff Lorber, Omar Hakim, Michael Landau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단조롭다' 또는 '이지 리스닝인데 무슨 재즈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Pat Metheny의 인터뷰 중 Kenny G에 대한 대답은 거의 사람을 깎아내리는 정도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뭐 거의 쓰레기 취급한다.


물론 나는 그 인터뷰에서 한 그의 대답 전부에 대해서 동의하기 힘들다.


이 인터뷰에는 Louis Armstrong 하면 떠오르는 그 곡 'What A Wonderful World'을 언급한다.

실제로 이 곡이 수록된 음반은 99년도에 발표했던 <Classics In The Key Of G>이다.


이게 Pat Metheny에게는 상당히 불쾌했던 거 같다.


그 곡을 오버더빙을 했다는 이유가 한 명의 뮤지션을 이렇게 깎아내릴 정도인가 하고 말이다.

거의 신성모독이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한다.


디아블로3의 그 유명한 밈!


그리고 그를 끝까지 디스한다는 뒤끝 작렬 스킬도 한번 날려준다.


관심 있으면 다음 링크를 타고 가보시라!



솔직히 말하면 뭔 상관인가?
허세부리기 좋으면 뭐가 됐든 좋은 거 아닌가?


난 Pat Metheny의 그 인터뷰를 존중한다.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고 난 믿는다.


원인은 여러 인터뷰에서 자꾸 귀찮게 Kenny G에 대한 언급을 해대다 보니 참다못해서 Louis Ar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 오버더빙 사건으로 아마 전부 싸잡아서 한 얘기일 것이다.


박만식이 형님 너무 세게 갔어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대중은 그의 음악을 좋아했다.


만일 여러분이 듣는 어떤 음악 어떤 장르가 되든 누군가로부터 까이거나 평단 또는 다른 뮤지션들이 깎아내기 하더라도 흔들리지 마라.


당신의 허세 아니.. 취향은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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