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xième
Alexis Gfeller - Piano
Fabien Sevilla - Double Bass
Patrick Dufresne - Drums
1. L'en M'autre
2. Batik
3. Juste Un Peu
4. Isola
5. ...Que Du Feu!
6. Be Me
7. León
8. L'autre
9. Un Signe En Hiver
10. Pourtant
11. Kundun
12. Je Ne Sais Pas Dire Non
2000년 초 스위스 레이블의 음반들이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다.
Intakt Records나 Hat Hut과 그 산하 레이블들이 과거의 히스토릭컬 음반이나 프리/아방가르드 뮤지션들의 음원을 담고 있어서 이 쪽 씬의 많은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약간 중도 느낌을 풍기던 Altrisuoni 같은 레이블도 있었는데 국내에서도 Altrisuoni의 작품들이 다수 소개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블로그가 유행하면서 재즈 마니아분들이 처음 들어보는 레이블들과 뮤지션들을 공유하고 활발하게 소개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요즘과는 좀 다른 분위기였던 거 같다.
해외의 bandcamp나 Tidal, Spotify나 국내의 VIBE, Genie, FLO 등 정말 많은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많아서 그렇지 않나 생각해 본다.
아무튼 최근에 우연찮게 뭘 들어볼까 하고 음반을 뒤적이다가 정말 오랜 기간 잊고 있던 팀의 음반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는데 그 팀이 바로 지금 소개하는 Format À Trois이다.
초기 음반부터 마지막으로 발표한 음반인 2016년 <VI E>까지 전부 수집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한동안 나의 플레이어를 점령했던 음반은 바로 이들의 두 번째 정규 작 <Deuxième>이다.
이 작품이 얇은 디지팩 구성이라 음반 사이에 껴있어서 그런지 어디 잃어버린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던 음반인데 음반들 사이에 붙어 있던걸 찾아냈다.
지금은 좀 그런 게 사라진 거 같지만 당시만 해도 스위스 출신의 뮤지션들에게서는 독특한 감성들이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Adrian Frey, Colin Vallon 같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밝은 분위기보다는 미묘하게 느껴지는 다운된 침착함이라든가 감성들이 그들을 대변했다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들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이다.
굉장히 마이너한 감성이 음반 전체를 지배한다.
Alexis Gfeller의 경우에는 클래식으로 시작했던 만큼 그의 피아노 연주는 이러한 클래식컬한 느낌이 강렬하다.
베이스-드럼의 리듬 섹션 역시 이런 느낌에 한 몫하는 앙상블을 선보인다.
스트레이트한 느낌보다는 유럽 특유의 클래식컬하고 서정적인 감성을 굉장히 차분하게 연주하기 때문에 초기 Brad Mehldau의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팀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유러피안 재즈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형식이 기존의 재즈와는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호응을 얻으면서도 일종의 고착화되고 있던 현상이 벌어진 시기가 2000년 초반에서 2010년 그 사이었다.
생각해 보면 유럽 재즈라는 것이 일종의 지역적인 색깔을 드러낸다고 보는데 지금에 와서는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은연중에 유럽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이때의 강렬한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99년도부터 2016년까지 꽤 오랜 기간 활동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 팀이 좀 더 오래 유지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아닐까 상상을 하지만 이 팀의 피아니스트인 Alexis Gfeller의 솔로 활동 및 각 멤버들의 세션 활동을 이어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식이 없어서 안타깝기도 하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의 오랜 생활 패턴 때문인지 몰라도 새벽 2시에서 3시로 넘어가는 시점에 참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뜨겁지도 않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음악이라 그런지 잠을 청하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마무리하기에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