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uSic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Nov 15. 2023

쇼생크 탈출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영화 <쇼생크 탈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봤던 영화로 몇 번을 더 보러 간 기억이 나는데 처음에 나는 이 영화가 작가 스티븐 킹의 원작 <리타 헤이워스와 쇼생크 탈출>을 영화화했다고 해서 스릴러/공포 영화인줄 알았다.


일단 원작 제목만 봐도 뭔가 공포스럽거나 스릴러 있게 생겼다.


아.. 아닌가?


암튼 교회 중고등부에서 만난 전형적인 교회 오빠 스타일의 문학을 좋아하던 고등학생 형 때문에 처음 스티븐 킹을 알았다.


대부분 그 형이 알려준 소설들이 SF나 공포, 스릴러 쪽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알만한 분들은 알 만한 <캐리>,  Here's Johnny! <샤이닝>, <미저리> 같은 게 대표적이다.


<미스트> 같은 결말이 꽤 충격적인 소설도 그렇고 말이다.


나중에야 어릴 적 봤던 <스탠 바이 미>나 <그린 마일> 같은 영화의 원작도 그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그가 단순하게 러브크래프트 같은 코즈믹 호러나 기괴한 SF/공포 소설만 쓴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형님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영화 중반쯤 주인공인 듀프레이가 교도소 내에서 신임을 얻던 어느 날 레코드판을 뒤지게 되고 그걸 틀게 된다.


거기에 듣는 것도 모자라 방송을 통해서 송출하면서 2주 독방 신세가 된다.


이 장면이 나오진 않았지만 추측 건데 아마도 개같이 얻어맞고 끌려갔을 것이다.


교도소의 이인자인 바이런 해들리가 문을 부수기 전에 봉을 들고 유리창을 두드리면서 '넌 죽었어'라고 하자 웃음을 짓던 듀프레이가 웃음을 지우고 눈을 아래로 깔던 그 장면을 상기시킨다면 웃음 포인트인가???


그때 틀었던 노래가 바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다.


John Di Martino's Romantic Jazz Trio - I've Lost Her ~ The Marriage Of Figaro (2007년 음반 Jazz Mozart)


이 장면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는 장면이다.


왜냐하면 나도 잘 몰랐다가 '피가로의 결혼'이 어떤 내용인가 검색해 봤더니 아름다운 음악이 주는 이미지와는 다른 일종의 복수, 음모와 같은 내용이다. 당시에는 귀족에 대한 조롱, 이념 저항 같은 내용들 때문에 금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차르트의 곡들은 오페라의 탄생의 초석이 되고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에 당당히 올라간다.


듀프레이가 의자에 앉아서 음악을 듣는 장면에서 모건 프리만이 연기한 레드의 내레이션이 이 영화에서 나는 백미로 꼽는다.


이탈리아 여자가 뭐라고 부르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사실은 알고 싶지 않다. 때론 모르는 게 나을 수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때 감옥의 죄수들은 스토리가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름다운 음악에 넋 놓고 있는 장면을 비춘다.


이후 탈출 장면이나 레드가 먼저 가석방한 브룩스 헤이틀런처럼 자살할까 조마조마해하던 장면부터 마지막 듀프레이와 레드가 만나는 장면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멋졌던 내 생애 최고의 영화로 꼽는다.


영화에서 사용된 음악은 '편지의 이중창'이라 불리는 피가로의 결혼 3막에 나오는 백작부인과 수잔나의 이중창 '산들바람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피아니스트 John Di Martino가 연주하는 이 곡은 어느 막에서 연주되는 곡인지 잘 모르겠다.


뭐... 모르면 어때? 좋으면 그만이야~

매거진의 이전글 근본이 뭐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