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Jan 18. 2024

프롤로그: 일상의 조각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

대학교 복학 전에 우연찮게 지인을 통해서 어느 작은 바의 바텐더로 반년 약간 넘게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그분이 나를 바텐더로 써준 이유가 있는데 재즈나 음악을 꽤나 좋아한다는 이유도 그렇고 악기도 제법 다루기도 하니 손님들과 음악 관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나를 고용하셨다.


그 바의 주인장분도 재즈와 클래식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신 분이셨다.


그때 주인장분이 나한테 어떻게 일하면 되는지 조언을 해주셨다.


"매너 없는 손님들이 간혹 있는데 그럴 때는 그저 매너 있게 행동하면 별일 없을 거야. 그리고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다 보면 답을 원하는 손님들이 간혹 있어. 답을 해도 뭐 상관없어. 하지만 거기에 대한 답을 일일이 자네가 정할 필요는 없어. 그저 잘 들어주고 호응만 해주면 될 거야"


그 말의 의미를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애초에 내가 답을 정할 수 없는 질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답을 정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그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확실히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은 꽤나 정해져 있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면,


"내가 그때 화를 참고 넘어갔어야 했을까요? 그랬다면 그녀가 떠나지 않았을까요?"


분명 이 질문에 대해 위로한답시고 "그랬다면 그녀가 떠나지 않았을 겁니다"라는 교과서적인 답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저 답대로라면 그분이 원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까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어느 순간 들어주고 호응을 해주는 제스처만으로 위로를 받고 앞으로 더 나아가거나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무심코 내 생각을 얘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런 나의 쓸데없는 생각에 동의해 준 그 손님분들에게 항상 고마웠다.


결국 답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고 나니 오시는 손님들은 답을 찾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순간의 외로움을 덜어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아쉽게도 나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관뒀다.



Oscar Peterson - Blue Moon (1956년 음반 Pastel Moods)


시간이 흘러 어떤 꿈도 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우연찮게 일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전공과는 다른 일, 게다가 정규직도 아니기에 그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힘들었다.


칼퇴근을 하고 집에 일찍 가면 딱히 할 것도 없었다.

딱 하나 게임이 있긴 한데 그것도 하다 보면 즐겁다기보다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게임을 하다가 외로움이 웬 말인가 싶지만 실제로 나는 그랬다.


그러다 어쩌다 발견한 집 근처의 작은 바를 일 년 정도 다녔다.


반대로 나 외에 그 바를 찾는 다른 사람들을 보고 가끔 담소를 나누기도 하면서 듣게 되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정말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이 브런치북에 담기는 이야기들은 그런 평범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바에 들린 손님의 시선 또는 바텐더의 시선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물론 재즈 음악과 함께~


당연히 MSG는 듬뿍!!



초기 Oscar Peterson의 연주는 Nat King Cole, Art Tatum의 영향을 많이 받은 스타일을 보여준다.


드럼이 빠진 피아노-기타-베이스 트리오 형식으로 많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 음반은 첫 A Side의 경우에는 기타리스트 Irving Ashby와 트리오를 그리고 B Side는 기타리스트 Herb Ellis와 함께 트리오를 구성한다. 


'Blue Moon'은 A Side에 셋 리스트에 포함되는 곡으로 이미 잘 알려진 스탠더드이기도 하다.


사실 Oscar Peterson의 후기 작품들이 워낙에 잘 알려져 꽉 찬 노트 플레이와 빠른 속주 프레이즈로 별명이 '4개의 손을 가진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데 50년대 Verve에서 발매된 일렬의 작품들을 보면 그가 단지 빠른 연주에만 특화된 피아니스트라는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Lable: Verve

Title: Pastel Moods

Released: 1956


Oscar Peterson - Piano

Herb Ellis - Guitars

Irving Ashby - Guitars

Ray Brown - Bass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