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 #1
나에겐 딸이 있지.
내년이면 이제 20살이라네.
내가 젊었을 때 말이야.
유행처럼 아이의 장래를 위해 유학을 보냈다네.
그래서 나도 우리 딸이 유치원 갈 때 즈음해서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지.
다행인 건 미국에 사는 큰 형님이 계셔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부담이 덜했지만 어쨌든 나이도 어리고 엄마가 옆에 있어야 하기에 아내와 딸은 그렇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네.
벌써 14년이 돼 간다네.
이제 곧 한국으로 올 시간인데 며칠 전 그 일로 아내랑 싸웠다네.
한국에 가는 거보다는 미국에서 대학교도 나오고 하는 게 더 좋을 거 같다고 말이야.
솔직히 난 너무 화가 났다네.
얼마를 더 기러기 아빠로 살아야 하는 건지 말일세.
언제까지 더 이 생활을 해야 할까?
이건 너무 힘들고 외로운 생활이거든
저는 미국 한번 놀러 가보는 게 소원입니다.
고맙네! 바텐더 양반! 내 난중에 한잔 쏘지!
자네가 한 말을 듣고 생각을 했지.
그냥 가끔 가족도 볼 겸 미국으로 놀러 간다 생각하면 되는 걸 말이지.
지금까지 한 번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더군.
왜 그랬을까?
외로워서 가족이 보고 싶으면 보러 가면 되는 것을 무려 14년이 지나서야 알았다니!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이렇게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네.
그렇게 생각하니 솔직히 좀 억울하군.
그리고 미국으로 가족을 보러 갔네.
더 좋은 일은 말이야.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거야!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그분 가족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기를 바라며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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