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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Dec 10. 2015

Sokratis Sinopoulos Quartet

Eight Winds

<Eight Winds>

ECM/2015


Sokratis Sinopoulos - Lyra

Yann Keerim - Piano

Dimitris Tsekouras - Bass

Dimitris Emanouil - Drums


1. Eight Winds

2. Yerma

3. 21st March

4. Thrace

5. Aegean Sea

6. In Circles

7. Lyric

8. Street Dance

9. Forever

10. 21st March (variation)

11. Stillness

12. Eight Winds (variation)


음악은 영화와 비슷하다.

하지만 영화는 눈과 귀를 자극하고 음악은 단지 귀만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음악이 영화와 비슷하다는 말은 맞지가 않다.


'전혀 다른데? 음악에는 영상이 없잖아?'


그렇다 음악에는 영상이 없다. 하지만 영상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단지 귀로 들리는 음에만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귀로만 집중하면서 우리의 또 다른 감각이 그 순간 발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음악적 상상력은 나로 하여금 또 다른 영화를 만들게 만드는 것이다.


음악이 주는 상상력은 가히 위력적이다. 물론 영상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면 더 매력적이지만 아무튼 음악을 통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은 영화가 될 수 있으며 음악이 끝나기 전까지 한계가 없다. 그만큼 음악은 영화와 비슷하다. 영화도 그 영화를 보면서 나만의 또 다른 음악적 상상력을 제공하니 분명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음악은 영화와 비슷하다.


참 뜬금없는 생각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재즈 음반들은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들어 준다.  그중에 최근에 접한 그리스 전통 악기인 '리라'를 연주하는 Sokratis Sinopoulos Quartet의 <Eight Winds>가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색다른 느낌을 주는 '리라'라는 악기는 왠지 국악기인 '해금'이나 바이올린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였는데 이것이 너무나 잘 어울리고 매력적이다. 애절함이 간절하게 묻어 난다. 그것이 피아니스트 Yann Keerim를 중심으로 그의 연주와 만나며 너무나 아름다운 리리시즘을 형성한다.


간절함. 그리고 애절함.

이국적인 멜로디와 함께 펼쳐지는 이 음의 향연은 나로 하여금 영화를 찍게 만들게 한다.


그 영화는 오직 나의 머릿속에서만 흘러간다.


흑백의 모노톤...

그리스, 그리고 지중해가 보인다.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누군가의 모습이 너무나 처연하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억겁의 시간이 음악처럼 흘러내린다.


캬..... 너무 뻔하넹..


그렇게 뻔한 상상과 뻔한 결말로 이어지는 스토리라 할지라도 온전히 그 순간은 나만의 영화가 되고 음악이 된다.


ECM의 행보는 참 뻔해 보여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다양한 악기의 편성과 시도들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밀어준다.

이 음반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ECM을 싫어하면서도 좋아한다. 


Sokratis Sinopoulos Quartet - 21st March


음반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이런 느낌으로 흐른다.

영화의 o.s.t.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음악은 아주 아름답고 처연하다.

가을과 어울릴 것 같지만 겨울의 느낌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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