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ASOBI - Monster
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오랜만에 내 친구가 동네 근처에 왔다고 커피 한잔하자고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다가 지금 들어왔는데 문득 이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쓰고 싶어서 이렇게 브런치를 열었다.
나는 한때 오덕후라는 말을 엄청 싫어했다.
당시에 이 단어는 그리 좋은 어감이 아니었다.
지금도 그런가????
어릴 적부터 일본애니를 정말 좋아했던 이 녀석은 웬만하면 같이 놀자고 해도 집에서 일본애니를 봤다.
학창 시절이 지나고 내가 대학교를 갔을 때도 이 녀석은 백수로 집에서 일본애니나 보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욕을 했지만 솔직히 나도 일본애니를 좋아했던지라 그 친구 집에서 일본애니를 같이 보곤 했는데 볼 때마다 모든 대사를 거의 외울 정도로 보고 또 봐도 재미있단다.
어떤 상황에서 그 대사를 읊으며 봤는데 내가 물어봤다.
"야! 저 대사의 의미를 알고는 있냐?"
그랬더니 안다고 대답을 한다.
친구 중 하나가 일본 취업을 했는데 일본에 놀러 오라 해서 친구들과 같이 일본에 처음 갔다.
일본에 도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그때 그 친구가 지나가는 일본인한테 일본어로 물어본다.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저쪽으로 가서 돌아가면 된다고 하네?"
하면서 친구 3명이 그 녀석 뒤꽁무니만 쫓아 당겼다.
결국 일본 취업한 친구와 만났는데 여길 어떻게 왔냐며 놀랜다.
나도 궁금했다. 이 녀석이 언제 일본어를 공부했지? 하면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일본 취업한 친구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냥 옆에서 사람들 이야기하는 게 다 들리더라고. 그래서 한번 물어봤지."
일본어를 공부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
자신도 사실 가능할지 몰랐다고 한다.
근데 일본사람들의 대화 내용이 다 들리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물어보고 했단다.
덕후를 욕하지 마라!!!
이 친구는 일본을 오가며 여행가이드를 하고 사업을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그 꿈을 실제로 실현하고 있다.
여전히 일본 애니를 좋아하고 J POP을 좋아하고 여전히 일본 관련 오덕후이다.
우리는 이 친구를 성덕이라고 했다.
오늘 이 친구가 나에게 준건 내 딸 사랑이가 시나모롤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이번에 사업차 일본에 갔다가 초등학교 가면 선물해 주라고 시나모롤 가방이랑 시나모롤 공책, 필기구등을 잔뜩 사가지고 왔다.
간만에 YOASOBI의 'Monster'가 생각이 났다.
나는 그 친구를 괴물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친구야! 고맙다. 우리 딸 사랑이가 난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