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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Apr 25. 2024

에필로그: 일상의 한 조각

이름을 말해 주세요!

바텐더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서로의 호칭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수많은 손님들을 만나왔지만 특히 서로의 호칭을 알게 되었을 때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이름이라는 것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 손님을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손님은 나의 호칭을 통해 비로소 나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님들이 속 깊은 대화를 하고 싶은 경우에는 나의 호칭을 먼저 물어보셨다.

그 이후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항상 공통된 수순이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흥미롭다.


나이, 직급도 중요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관계를 형성할 때 이 이름은 상당히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그래서 명함이란 게 어떻게 보면 그냥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이런 의미에서 꽤나 중요하다는 생각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다.


딱히 이름이 아니더라도 그 누군가를 지칭할 수 있는 별명이나 필명이 상당히 중요하다.


예를 들면 어느 커뮤니티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때 서로를 아는 방식은 온라인상에서의 별명이 아닐까?


그저 온라인상의 스쳐 지나가는 존재라 할지라도 서로의 커뮤니티 별명을 아는 순간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다.


브런치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Charlie Mariano With The Tete Montoliu Trio - Stella By Starlight


거창하게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어찌어찌 30회를 다 채웠다는 것에 만족하려고 한다.

원래는 꽤 할 얘기들이 많았지만 비슷한 이야기들의 연속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차피 우리의 일상이 항상 그런 비슷한 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언저리의 이야기들의 연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일상의 조각들이 모여 크던 작던 삶을 이루는 것이라는 부족한 생각을 해본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 끝에 왔을 때 의미 있는 삶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길 희망하며 건배!



Tete Montoliu는 스페인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뛰어난 연주를 선보였던 거장 피아니스트이다.

맹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대부분 스페인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으며 SteepleChase에서 발매된 다수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꽤 인기를 얻기도 했었다.


<It's Starndard Time> 시리즈는 총 2장의 작품으로 89년에 녹음하고 LP로만 발매되었던 작품으로 원래 Charlie Mariano의 리더작으로 알려진 작품인데 97년 64세의 나이로 Tete Montoliu가 사망하면서 CD로 리이슈 된 음반이다.


아마도 Tete Montoliu를 기리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Charlie Mariano의 알토 연주는 일반적인 알토의 톤과는 좀 다른 몽롱한 느낌을 준다.


이런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좋아라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미국 보스턴 출신이지만 대부분의 활동을 독일을 거점으로 유럽에서 활동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진 뮤지션이다.


2009년 6월 16일 독일 쾰른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유럽 뮤지션들과 교류를 해왔는데 그의 독특한 음색이 유럽의 재즈 팬들을 사로잡은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상당히 매력적이기도 하다.


Label: Fresh Sound Records

Title: It's Standard Time, Volume One

Released: 1997


Charlie Mariano - Alto Saxophone

Tete Montoliu - Piano

Horacio Fumero - Bass

Peer Wyboris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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