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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Dec 17. 2015

Kenny Werner

The Melody

<The Melody>

Pirouet/2015


Kenny Werner - Piano

Johannes Weidenmueller - Bass

Ari Hoenig - Drums


1. Try To Remember

2. Who?

3. Balloons

4. 26-2

5. Voncify The Emulyans

6. In Your Own Sweet Way

7. Beauty Secrets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가 '퐁당'하고 빠지면 그 파문은 처음에는 아주 미미하지만 점점 퍼져나간다.

고요함 속에서도 소리 소문 없이 천천히 말이다.


나는 Kenny Werner의 연주를 듣다 보면 바로 그런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그의 연주에는 이상하게도 맛이 느껴진다. 혀끝을 긴장시키면서도 끝에는 달달함으로 무장한 그런 맛 말이다. Kenny Werner는 Bill Evans의 릴리시즘을 잘 계승한 전통 Bill Evans파로 잘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수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협연을 해왔지만 정작 그는 그런 활동보다는 작곡가, 저술가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삶에 더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활동 경력은 빛나는 활동에 비해 화려함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조용하게 자신의 음악적 개성과 역량을 음반으로 꾸준히 알려왔으며 특히 2000년 <Beauty Secrets>부터 지금까지 참 오랜 기간 함께 해온 그의 트리오 정규 멤버인 베이시스트 Johannes Weidenmueller와 드러머 Ari Hoenig과 펼치는 라이브를 통해 트리오를 어떻게 운영하고 음악을 이끌어가는지 확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2015년에 Kenny Werner는 두장의 음반을 발표한다. 한장은 여성 보컬리스트 Joyce Moreno와 듀엣 작품인 <Poesia>와 지금 소개하는 그의 오랜 동료들과 함께 한 온전한 트리오 작품인 <The Melody>이다.


언제는 그가 멜로디를 연주하지 않았던가 생각이 들지만 이 작품은 기존의 자신의 작품 중 좋아하는 곡들과 Tom Jones의 곡으로 국내에서는 여명의 곡으로 더 잘 알려진 'Try To Remember'나 John Coltrane의 '26-2', Dave Brubeck의 'In Your Own Sweet Way'같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을 연주하고 있다. 기존의 작품들도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이런 곡들을 단순하게 연주하지 않는다.


각 각의 곡들은 기존의 원곡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원곡의 테마 부분만 살리고 다른 부분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멜로디를 연결시킨다. 또는 잘 알려진 스탠다드의 진행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한다.


결국 그는 원곡의 테마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해제해 버리고 다시 자신의 멜로디로 조합을 한다.


그는 자신이 쓴 책에서 자신의 음악적 이상향을 'Effectless Mastery'라고 했었다. 억지스럽게 무언가를 끄집어 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것이 표출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부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자연스러운 멜로디의 표출.


어쩌면 Kenny Werner는 자신이 지향하고 싶었던 곳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간 게 아닌 가 싶다.


'Try To Remember'는 아름다운 곡이지만 내용을 알면 참 재미있다. Tom Jones의 전체 이름은 Thomas Jones Woodward이다. Kenny Werner는 이 곡의 마지막 부분을 Sonny Rollins의 St. Thomas의 테마를 짧게 연주하면서 이 곡을 끝낸다. 짧지만 그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Try To Remember
Balloons

오늘은 이 거장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날이다.

탐스러운 멜로디가 나의 귀를 아름답게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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