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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쿼리의 추억

인간의 대지

by 나의기쁨

며칠 전 딸 사랑이의 어릴 적 봤던 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분들에게 나눔을 하기 위해 깨끗한 책은 따로 분류하고 나눔 하기 민망한 책들은 모아서 끈으로 묶어두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책들도 정리해 볼까 해서 다른 책들을 봤는데 <인간의 대지>라는 책이 있길래 뭐지? 하고 봤더니 Antoine de Saint-Exupéry,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책이었다.


생텍쥐페리 하면 <어린 왕자>만 생각나고 그가 그 외에 다른 책을 썼는지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다.

워낙에 저 책이 임팩트가 커서 다른 책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단 손에 들어온 책인 데다 어떤 내용인지 너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목적은 책 서평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눈에 딱 들어온 문장은 단 하나였다.


아무래도 이 문장은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겠지만 나 같은 개발자에게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이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추가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마음에 와닿는 많은 문장들이 있긴 했지만 대충 읽었음에도 확 들어온 문장이었다.


단순함 그리고 완벽함에 대한 멋진 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이직을 한지 몇 년이 지나 전 동료로부터 이전에 했던 작업에 대해 도움 요청을 받았다.


화면을 제어하는 스크립트 부분이었는데 아직도 jQuery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프런트엔드 프레임워크가 등장하고 많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기인데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던 것이다.


그래도 이 제이쿼리가 등장했을 때는 참 혁신적이었는데 공식 사이트에 적혀있던 그 문구는 지금도 기억이 난다.


Write Less, do More!


코드량은 줄었지만 더 많은 기능을 한다는 의미이다.


심플하게 단순하게 하지만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던 라이브러리가 이제는 과거의 유물이 돼 가고 있다니!


그럼에도 여전히 많이 쓰인다는 것은 지금도 나름 괜찮다는 의미겠지.



Rita Marcotulli/Andy Sheppard - On The Edge Of A Perfect Moment (2005년 음반)


더 이상 더할 게 없는 게 아니라 더 뺄게 없다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 말이 비슷한 거 같아 보인다.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더하는 건 쉽지만 빼는 건 어렵다.

자칫 불필요해 보이는 기능을 덕지덕지 붙이는 건 정말 쉽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기능만을 추린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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