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성격이 그다지 좋거나 살가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의외로 나는 말이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의 험담을 하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화제와 관련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IT 세계에 발을 들이고 회사 생활을 하던 초창기 시절 점심시간이나 커피타임 때도 말을 많이 하는 편이었고 하고 싶은 말 다했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브런치에 남겼던 글인 Ernesto Sirolli의 테드를 보고 생긴 신념이 하나 있다.
침묵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끊고서라도 말을 했던 나에게 이 영상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주 내용은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닥치고 들어줘라는 내용이지만 단순하게 돕는다는 의미에서 침묵하고 들어주는 것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내가 했던 행동들과 말들을 생각하며 이불킥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게 내 할 말을 하는 것보다 좋아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상당히 많다.
시시콜콜한 이야기 속에서도 얻는 다양한 감정과 정서, 그리고 경험들을 듣는 게 좋다.
물론 피곤하다.
때론 내가 감정 휴지통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만큼 기가 빨리는 느낌도 든다.
회사 동료들과 사적으로 굉장히 친해지진 않았어도 최소한 적을 만들지는 않았다.
첫 직장에서 7년 넘게 있을 수 있었던 이유가 침묵이 아니었나 싶다.
그동안 봐왔던 수많은 동료들의 험담들과 싸움들이 생각난다.
적어도 나는 거기에 없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나도 사람인데 그래도 쌓인 그 무언가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름대로의 취미가 있었기 때문에 문제없이 온 게 아닌가 싶다.
멋진 곡 들으면 베이스 카피도 해보고 음악 듣고 리뷰도 하고 글도 쓰며 풀어간다.
오늘 아침 출근하고 주니어 동료분이 커피를 사들고 와서는 고민을 풀어내기 시작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저 들어주는 것뿐이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쉽지만 지금까지 경험상 그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감정적으로 또는 개발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잘 주는 게 어쩌면 그 동료를 도와주는 거라 생각했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그냥 해버렸을 텐데....
초년시절 그런 시니어분 밑에서 성장하지 못했던 나의 경험에 비춰보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짝코딩하자고 하면 부담스러워할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