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흘러갈 뿐...
"아니! 이 놈이 어디 간다고 하는겨?"
"엄니, 서울로 한 번 가보려구여!"
상길이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상길의 눈빛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뒤돌아 서며 한마디 하셨다.
"그래야지, 건강해야혀. 그리고 연락도 좀 자주 헌게여."
그렇게 상길이는 서울로 상경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고향에 거의 내려가지 못했다.
"상길아, 나다. 이번엔 내려오는 거냐?"
"엄니, 제가 바쁘긴 허벌나게 바빠유. 돈 마이 벌어서 우리 어머니 호강시켜드릴 겨!"
올해도 하는 일이 잘 돼 가고 있는 상길이.
그렇게 명절이 지나고 회사일로 바쁜 어느 날.
상길에게 연락이 왔다.
바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오래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상길이를 키웠던 어머니의 부고 소식에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좀만 더 기다려 주시지...
곧 회사 상장할 걀이여, 돈 마이 벌어가 이제는 엄니 호강시켜줄 수 있는데...
너무 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아버지의 고향 친구분 이야기였는데 실제로 어릴 적 아버지 고향에 나만 데리고 다니셨을 때 아버지 친구분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였다.
그 분은 그 이후 하시던 회사일을 다 정리하고 고향인 충남 예산으로 내려오셔서 농사를 지으셨다.
몇 년전 돌아가셨는데 그때 아버지랑 같이 갔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행복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