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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Jan 05. 2016

Il Pleure Dans Mon Coeur

내 마음은 사실 울고 있었다

어지간하면 내색하지 않는 성격이다.


사실 아쉬운 소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이기에 가끔은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한다. 다혈질의 성격이라고 해도 그 순간뿐이다.


뜬금없는 휴학 이후 4학년 2학기 복학을 하고 보니 졸업 논문이 걸렸다.

졸업 논문을 같이 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나의 동창들은 이미 졸업한 상황이고 석사 과정을 밟는 친구가 있긴 했지만 별 도움이 되진 못했다.


어찌어찌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 두 명을 만나면서 졸업 논문을 하게 되었지만 아마도 그때만큼 많이 힘들고 속으로 울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같은 무리에 속하지 못했다는 외로움.

두 명과 같이 하고 있지만 혼자 서있는 느낌은 참 이상하고 왠지 슬펐다.


혼자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함께 하게 된 두 명은 공교롭게도 나보다 학번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C라는 분은 형편이 어려워서 중간에 휴학을 두 번 하셨던 선배였고 P라는 분은 부전공으로 경영학을 공부하던 선배였다.


경영학이 부전공이었지만 이 선배는 MBA로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선배였다.

C 선배는 아이들 학원 강사로 바빠서 거의 P 선배와 졸업 논문과 관련된 자료를 준비했지만 P선배의 마음은 딴 곳에 있었다.


결국은 혼자였다.


이전에 나랑 친했던 선배들 중 다행히 박사 과정과 석사 과정을 밟던 선배들이 랩실에 있어서 도움을 받아가면서 진행했다. 그나마 C 선배 역시 같은 동기들이 있어서 좀 더 수월하게 준비를 했지만  밤늦게까지 자료 준비는 내 몫이었다.


밤늦은 시간 혼자서 선배의 랩실에서 나는 논문을 위한 실험 자료와 선배가 제공한 실험 샘플들을 살펴보고 있다가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봤다.


Benjamin Moussay Trio - Il Pleure Dans Mon Coeur (2006년 앨범 Swimming Pool)


어쩌면 비는 내 마음을 대신해서 울어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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