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카페를 위한 판매 심리학 09. 자율성 편향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 생텍쥐페리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에피소드입니다. 말썽을 피운 '톰'은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해야 하는 벌을 받습니다. 힘들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던 차에 그 앞을 '톰'의 친구들이 지나갑니다. 순간 톰은 한 가지 꾀를 생각해 냅니다. 친구들에게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는 건 너무 재미있는 일'이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톰의 말에 '긴가민가' 하던 아이들이 한 번만 칠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톰은 거절하면서 아이들을 안달나게 만듭니다. 톰이 계속 거절하자, 결국 아이들은 먹고 있던 사과까지 주면서 칠할 기회를 달라고 조르기에 이릅니다. 마지못해 페인트 칠을 승낙한 톰.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힘든 기색도 없이 울타리를 열심히 열심히 칠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뭔가를 하겠다는 '자발성'의 발로는 이렇게 힘든 작업도 즐거운 일로 변화시키는 가봅니다.
'자유'라는 단어가 가진 힘에 대한 심리학 실험이 있습니다.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각각 낯선 사람에게 버스비를 빌리게 했습니다. 한 그룹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잔돈 좀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두 번째 그룹은 '자유'라는 말을 덧붙여 이렇게 말을 합니다.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잔돈 좀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아, 물론 빌려주시는 건 자유예요."
성공확률을 확인해 보니 첫 번째 그룹의 사람은 10%, 두 번째 그룹은 47%였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유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자율성'을 추구합니다. 자율성은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키(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이 언급한 개념으로 '자신의 상황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자율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율성 편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의 소비자들은 상품구매를 결정할 때 자율성이 보장되기를 원합니다. 이들이 가진 스스로 통제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잘 활용하면, 카페는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1. '자유롭게 선택하세요' – 메뉴 선택권 부여
카페에서 '자유'라는 개념을 가장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메뉴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음료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20% 할인받으세요"라는 식의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음료나 디저트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그들에게 강한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이는 구매 결정 시 심리적 만족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고객이 음료의 당도, 얼음 양, 또는 추가할 토핑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료를 스스로 조합할 수 있는 자율성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자유는 단순한 구매 행위가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받는 경험으로 느껴지며, 카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기여합니다.
실례로 스타벅스는 “나만의 음료”라는 콘셉트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음료를 선택하고 조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은 아메리카노 하나를 주문할 때도 샷의 개수, 시럽 추가, 우유의 종류 등을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의 자유는 소비자에게 자율성 편향을 느끼게 하고, 자신만의 음료를 만들어낸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줍니다. 실제로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전략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2. '자유롭게 참여하세요' – 이벤트 참여의 자율성 제공
이벤트 참여를 유도할 때도 '자유'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보다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 가능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자유롭게 추첨 이벤트에 참여하고, 소정의 선물을 받아 가세요"라는 문구를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부담 없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참여에 대한 자유로움은 소비자가 더 자연스럽게 이벤트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벤트 방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NS에 사진을 올리거나, 설문에 응답하거나, 간단한 댓글을 달기 등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의 이벤트를 제시합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의 이벤트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한 가지 이벤트 제안이라면 뭔가 강요받는 느낌이지만 여러 이벤트가 있다면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믿게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3. '자유롭게 머무르세요' – 공간 활용의 자유 강조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구매하는 장소를 넘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유'라는 개념을 공간 운영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고객들이 카페에서 부담 없이 오래 머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재택근무나 공부를 위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때 "노트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 또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공부하세요" 같은 문구를 사용하면, 고객들이 카페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배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모션은 카페가 단순히 음료를 파는 장소가 아니라,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장소라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물론 꼴불견인 '카공족'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네카페라는 특성상 인사를 하고 안면을 익혀둔다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카공족'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카공족' 이슈는 차후에 따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4. '자유롭게 알려주세요' – 고객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설문조사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들려주세요'라는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카페의 메뉴나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남길 수 있도록 하면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험으로 카페에 대한 만족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유롭게 의견을 남겨주세요, 저희가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는 프로모션을 SNS를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연계된 이벤트를 열어 고객의 의견을 수집하고, 가장 창의적이거나 실용적인 제안을 한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고객들은 자신이 카페의 운영에 일정 부분 참여하고 있다는 자율성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카페에 대한 애착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동네 카페는 '자유롭게'라는 표현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자율성과 선택의 기회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메뉴 선택의 자유", "이벤트 참여의 자유", "공간 이용의 자유", 그리고 "의견을 표현할 자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자율성을 부여하는 프로모션은 카페를 찾는 고객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카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게'라는 말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 카페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카페 판매 심리학 기술 9. 자율성 편향
카페를 마케팅할 때 '자유롭게'라는 표현을 사용해 고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자.
다음 주부터 '작은 카페를 위한 판매 심리학'이 매주 수요일 주 1회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