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카페를 위한 판매 심리학 10. 자이가르닉 효과
행동의 가치는 그 행동을 끝까지 이루는 데 있다. - 칭기즈칸
최근에 뒤늦게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공감 가는 스토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간간히 등장하는 뼈 때리는 잠언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저녁시간이 기다려집니다. 하지만 퇴근시간까지 참기에는 인내심의 한계가 너무 짧습니다. 이제 3회까지 봤는데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일과시간이지만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볼 기회를 찾습니다. 사실 조금 더 일찍 본다고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전달되는 감동의 깊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안달복달하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1927년 오스트리아 빈의 어느 식당, 식당 안에는 손님들이 가득합니다. 능숙한 웨이터는 따로 적지도 않고 밀려드는 주문을 오차 없이 처리합니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손님 하나가 그에게 묻습니다. “제가 아까 주문한 메뉴들을 기억하세요?” 그러자 웨이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는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합니다. 웨이터는 그 손님의 주문뿐 아니라 다른 손님의 주문도 서빙이 끝난 후에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그는 서빙 중에만 주문한 메뉴를 기억했던 것이죠.
이처럼 어떤 일을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서 기억에 오래 남고 이를 신속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발견한 심리학자의 이름을 따,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 부르고 있습니다. 즉, '첫사랑'을 쉽게 잊지 못하는 것이나 틀린 시험문제를 더 오래 기억하는 것. 도착하지 않은 택배가 계속 신경 쓰이는 것도 이러한 자이가르닉 효과의 여러 가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말, 좀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별거 아닙니다. 사람들이 끝내지 못한 일을 자꾸 신경 쓰는 걸 말하지요. 예를 들어, 드라마 보다가 갑자기 끊기면 계속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머릿속을 맴도는 것처럼요. 카페에서도 자이가르닉효과를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고객들이 관심 가질 만한 ‘연속성'있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님들이 한 번 와서 끝내는 이벤트는 재미가 없습니다. "3단계 미션 이벤트"와 같은 방식을 제안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와야 끝낼 수 있는 미션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5가지 음료를 다 마시면 한정판 텀블러 증정!" 이런 식으로요. 그러면 손님들은 "아, 두 개밖에 안 남았네, 마저 해야지"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다 마시기 전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겠죠? 그래서 결국 또 와서 마시게 되는 것입니다.
할리스 커피는 여름 시즌에 고객들에게 재미있는 미션을 제시합니다. 이 미션은 5가지 스페셜 음료를 단계별로 구매하는 것이죠. 이를 완료하면 한정판 텀블러나 다이어리 같은 멋진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고객들에게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5가지를 모두 구매하기 전까지 미션을 완료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생기면서도, 동시에 자이가르닉 효과 덕분에 고객들은 미완성된 미션을 끝내기 위해 계속 카페를 방문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고객들은 "이제 한 잔만 더 마시면 보상을 받을 수 있어!"라는 기대감에 가득 차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카페의 매출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렇게 미션을 통해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보상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것은 마케팅의 진정한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다음 방문을 기대하게 만드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투썸플레이스에서 진행하는 마케팅 전략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스탬프 모으기” 프로모션입니다. 고객이 특정 음료나 디저트를 구매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주는 방식인데요. 스탬프가 일정 개수 모이면 무료 음료나 디저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스탬프를 다 채우지 못한 고객들은 다른 카페보다 투썸플레이스에 더 가고 싶어 지게 됩니다. 마치 미션을 수행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스탬프를 모으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보상을 받는 기쁨도 함께 느낄 수 있으니까요.
셋째, '미스터리 박스'로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고객들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다음 방문 때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료나 디저트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고객들이 “과연 그 특별한 메뉴는 뭐지?”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합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그 메뉴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카페에 오고 싶어 지게 되는 것이죠.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처럼 말입니다.
투썸 플레이스는 매장별로 수량이 정해져 있는 미스터리 박스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박스 안에는 랜덤 하게 다양한 상품을 넣어 판매하였고요. 고객들은 “과연 그 미스터리 메뉴는 뭐지?”라는 궁금증을 품고 카페에 가고 싶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은 해소되지 않은 호기심을 완결하고 싶어 하는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되는데, 이게 바로 자이가르닉 효과인 것이죠.
넷째, 특정 날짜에 있을 이벤트를 예고하는 '티저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 비밀 메뉴를 만들고, 그 메뉴의 일부만을 공개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주 금요일에만 제공되는 특별 음료의 재료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져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고객이 정답을 맞히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게 되면, 자이가르닉 효과로 인해 그 경험이 기억에 남게 됩니다.
파스쿠찌는 여름 시즌을 맞아 그라니따 신제품 출시를 기념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탈리아 정통 커피전문점인 파스쿠찌는 그라니따를 여름 대표 음료로 자리 잡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모션을 마련했는 데요. 파스쿠찌는 그라니따 신제품 출시를 기념하여 티저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이벤트에서는 고객들에게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개하고,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매장 방문을 유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라니따의 다양한 맛과 조합을 소개하며 고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식이죠. 파스쿠찌는 '티저이벤트'를 통해 그라니따 제품을 더욱 많은 고객에게 알리고, 여름 시즌 동안 매장 방문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잊지 못하는 고객들의 심리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카페 마케팅에 성공적으로 활용하려면, 고객이 미완성된 과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게 주의하고, 적절한 보상과 신선한 이벤트로 고객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미완성된 경험은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 과정이 고객에게 즐거운 도전이 되어야만 장기적인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카페 판매 심리학 기술 10. 자이가르닉 효과
사람은 완결되지 않은 문제를 잊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정보를 제공해 기대감을 주고, 고객의 흥미를 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