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밥을 깔아야 고기들이 걸려든다.
작은 카페를 위한 판매 심리학 08. 프라이밍 효과 (1)
기억은 연상에 의해 촉발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인식할 때 그 인식으로 인해 잊혔던 기억이 떠오를 수 있다. - 플라톤
우리가 잘 아는 난센스 퀴즈 중에 올챙이와 관련된 것이 있습니다. 질문자는 "올챙이"를 열 번 외치게 합니다. 그리곤 묻습니다. "다 큰 올챙이는 무엇일까요?”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구리"라고 답합니다. 커봐야 올챙이기 때문에 답은 "큰 올챙이"입니다. 허탈한 기분이 들지만 올챙이는 올챙이. 개구리는 개구리인 것이지요. 이렇듯 우리는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나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에 기초하여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 혹은 '점화 효과'라 부릅니다.
점화 효과와 관련해서는 미국 예일대의 '존 바그' 교수가 진행한 '커피 실험'이 유명합니다. 실험은 간단합니다. 사람들에게 차가운 커피와 따뜻한 커피를 나누어 줍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커피를 만지작거리는 동안 한 장의 인물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인물에 대한 느낌이 어떤지 평가하도록 합니다. 결과는 차가운 커피를 받은 사람보다 따뜻한 커피를 받은 사람이 해당 인물에 대해 대략 11% 정도 관대하게 평가했습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손의 온도가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지요.
'프라이밍 효과'는 마케팅과 광고에서도 널리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노출시키면, 소비자는 이후에 해당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드라마가 뜨면 드라마의 주인공도 뜨고 주인공이 뜨면 주인공을 모델로 하는 광고 상품도 뜹니다. 드라마가 끝난 후 주연배우가 사용하는 화장품, 그가 마시는 맥주 또는 그녀가 타는 자동차 광고가 연이어 송출됩니다. 배우들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상품에 대한 호감도 또한 높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코카콜라는 8시 또는 9시 뉴스, 그리고 시사프로그램 후에는 광고 영상을 내보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부정적인 내용의 뉴스와 프로그램이 방영될 경우, 이는 코카콜라의 밝고 즐겁고 행복한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끼칠 거라는 예상 때문이지요.
프라이밍 효과는 매스미디어 광고에서 뿐 아니라 카페에서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 소비자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객들과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동네 카페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는 비주얼 요소, 이벤트, 소셜 미디어 활용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카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고객들의 구매 결정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매장입구까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하는 방법
주차장은 고객이 카페에 들어서기 전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부터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카페 사장은 고객의 기대감을 높이고, 카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동선을 따라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출처 : 제주 유동커피1. 주차장 입구 근처나 카페로 향하는 벽면에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알리는 배너 또는 안내판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 특별 할인, 오늘의 추천 음료 10% 할인!" 같은 문구를 사용하여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고객이 받게 될 혜택을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카페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감을 갖고 매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출처 : 제주 유동커피또한 주차장 빈 공간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주차 공간이나 카페로 가는 곳곳에 "OO카페는 최고의 바리스타가 신선한 원두로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립니다" 또는 "우리는 건강한 디저트를 맛있게 제공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짧고 긍정적인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나 표지판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고 짧은 메시지들이지만 고객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고객들에게 카페에 방문해야겠다는 확신을 심어줍니다.
2. 카페 입구까지 걸어가는 곳에 시각적, 후각적, 청각적 자극을 통한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첫째, 카페로 가는 바닥에 재미있는 '플로어 스티커'를 활용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걸음만 더 걸으면 무료 샘플!", "여기서부터는 커피 향이 더 진해집니다!" 같은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바닥에 배치하면 카페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매장으로 더 빨리 들어올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카페가 빌딩 안에 위치해 있다면 디퓨저를 통해 복도에 은은한 커피 향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고객이 향기에 이끌려 카페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향긋한 커피 향은 기억 속에 저장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라고 하는 데요. 냄새가 과거의 기억뿐 아니라 당시 느꼈던 감정까지 생생히 떠오르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즉, 좋은 향기는 고객이 카페에 들어서기 전에 카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 카페 입구에서 긍정적인 고객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첫째, 입구 주변에서 무료 샘플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매장 입구 근처에 테이블을 설치해 신메뉴나 시즌 한정 음료나 디저트를 샘플로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줍니다. "오늘의 무료 디저트를 시식해 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샘플 디저트를 제공한다면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유쾌한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샘플을 시식하는 순간 고객은 카페에 대해 좋은 인상을 얻게 되고, 새로운 메뉴를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QR코드 이벤트 (출처 : 홈페이지 캡처)둘째, 입구 근처에 이벤트 QR 코드를 설치합니다. 매장 입구에 QR 코드를 부착하여 이벤트에 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QR 코드를 스캔하고 오늘의 특별 쿠폰을 받으세요!"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기 전 QR코드를 통해 혜택을 바로 확인하게 하면 카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통해 간단한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게 하거나, 회원가입 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도 효과적입니다.
셋째, 비용이 허락한다면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매장 입구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하여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화면에는 "오늘의 특별 이벤트! 아메리카노 2잔 주문 시 디저트 50% 할인" 같은 실시간 혜택을 제공하거나,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퀴즈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각적으로 고객의 관심을 끌고,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 기대감을 한층 높여줄 수 있습니다.
출처 : 호떡스카페 인스타그램넷째, 입구 주변에 포토존을 설치합니다. 매장 입구 근처에 포토존을 설치해 고객이 사진을 찍고 SNS에 공유하면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기서 사진을 찍고 #OO카페 해시태그로 SNS에 공유하면 아메리카노를 50% 할인해 드립니다!" 같은 프로모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온라인 홍보 효과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차장에서부터 매장 입구까지 고객의 동선을 따라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고객이 접하는 모든 공간을 통해 카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면 카페에서 제공하는 음료와 디저트에 대해 신뢰도 또한 높일 수 있는 훌륭한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회에서는 매장 입구에서 부터 고객이 결제하는 카운터까지 '프라이밍 효과(점화효과)'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카페 판매 심리학 기술 8. 프라이밍 효과
직접 고객의 입장이 되어 고객의 동선에 따라 매장입구까지 어떤 이미지를 노출하는 것이 좋을지 하나하나 체크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