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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니제주 김철휘 Nov 17. 2021

드라마에 편승하는 지자체 마케팅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트래블테크로 읽는 여행이야기

드라마 ‘지리산’의 한 장면 (출처:연합뉴스)

 

"전지현 주연 드라마 ‘지리산’ 공동 관광마케팅 본격 시동" – 연합뉴스 2021-11-15 


전북 남원시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드라마 ‘지리산’을 활용한 관광 마케팅을 시작하기로 한 모양이다.

‘지리산’의 촬영지들을 널리 알리고 이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를 위함이라고 한다.

슈퍼스타급 출연진과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기대가 클 터인데

효과가 그만큼 나올지는 의문이다.  


‘대장금’, ‘태양의 후예’ 같은 드라마는 지자체에게 뜻하지 않은 관광객 유입을 선물로 안겨주었다.  

남원시는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대중국 스타 ‘전지현’에 기대를 거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하는 관광마케팅은 그 효과가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    

예상컨데, 본 사업도 세트장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관광지 코스 안내와 연예인 관련 굿즈 판매가 그 마케팅의 핵심일 것이다. 

식상하다. 지루하다. 뻔하다.

이제 드라마를 통한 관광마케팅도 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여행 정보 플랫폼의 지각변동 

출처 : EBS 세계테마기행 캡처

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대부분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다.

세계테마기행, 걸어서세계속으로, 한국기행이 그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고 부푼 기대를 증폭시킨다.

물론 신문이나 여행 가이드도 목적지를 선택하는데 참고한다.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요즘 이들 매체에 대한 관심이 좀 시들해졌다.

내가 원하는 정보, 나의 관심사에 맞는 정보가 아닐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TV, 신문, 간행물 등은 특성상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여 공급한다.

나의 취향이나 시청 패턴, 코드 같은 것들이 반영되지 않는다. 

대량생산 공급시스템의 결과로 규격화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최근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이(특히 젊은이들) 공중파를 잘 보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모이지도 않는다. 

대신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

내가 보고 싶은 시간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그때 그때 소비한다.

중간에 광고를 볼 필요도 없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PPL도 없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이들 서비스는 고객의 취향을 기가 막히게 저격한다.

나도 모르는 나의 취향을 찾아내 확률 높게 추천해준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충격적인 비주얼.

고막을 흐물흐물하게 만드는 음악을 무기로 시청자를 무장해제시킨다. 


넷플릭스가 추천해주는 여행지를 알렉사로 예약한다 


최근 여행자는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하는

영화, 드라마, 리얼리티쇼에서 영감을 받아 휴가지를 찾고 예약하는 패턴이 강해지고 있다. 

이것은 고객들이 OTT 서비스를 통해 이국적인 배경의 신세계를 보고 여행에 대한 영감을 얻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콘텐츠를 시청하다 번거롭게 스마트폰을 꺼내들 필요도 없이

아마존의 알렉사(Alexa)와 같은 스마트 스피커를 이용해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쿼바디스(Quo Vadis)와 같은 여행 스타트업은 음성인식 스피커를 통해

고객이 몇 가지 명령 만으로 여행을 검색하고 예약까지 할 수 있는 음성 인식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다. 


기획부터 제작 유통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관광마케팅 


이제 관광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판매하는 비즈니스 종사자는 개인화된 플랫폼으로 갈아타야 한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단계에서 협업하는 수준을 벗어나

여행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전 단계에 이르기까지 이들 플랫폼들과의 공동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콘텐츠가 대중에게 선택을 받으려면 스토리텔링이 제작 단계부터 스며야 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깃거리를 발굴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여행지에 와서 궁금했던 스토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경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훌륭한 콘텐츠는 솔직한 이야기의 옷을 입어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을 지닐 것이고, 사람들이 귀를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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