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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부장 Oct 26. 2024

1025 오늘의요리,술,영화 (꼼수의달인 8화)

제 8 화 Dead Line 위의 비디오걸(1)

유태인이자, 공산당 당원이기도 했으며 미식가이기도 한 피카소는 나치가 점령한 파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비밀경찰에 발각되어 벌금형을 당하게 된다. 그가 먹은 것은 샤토브리앙 스테이크! 1943년 소고기 소비가 엄격하게 제한된 파리에서 피카소는 밀수한 고기를 먹다가 발각된 이야기를 1881년 오늘(10월 25일) 피카소 태어난 날 기념으로 써야했는데, 소설을 쓰는 바람에,, 오늘도 웹소설로 대체





027 액땜도시락     


검은 정장의 사나이가 가지고 온 것은 사진 한 장과 편지, 그리고 도시락이 두 개 들어 있었다.

미각을 잃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왔던 사장님의 옛 여자친구 정아 아줌마가 보낸 것이었다.


”오빠, 그날은 미안했어. 내가 오빠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해결사라고 자랑을 너무 많이 해서,

어머니 기대가 컸었나 봐.

그런데, 미각을 찾을 방법은 없다고 하지, 액땜 도시락이니 뭐니~ 장난치는 것 같지~

그래서 순간 화가 나신 거지! 어머니가 그렇게 나가시니 어떡해, 나도 따라가야지. 

그날 일은 내가 다시 한번 사과할게!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어! 어머님이 그 도시락 사업을 하시겠대.

이미 투자한 것이 있어서 억지로 해보는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은근히 오빠 제안이 마음에 드셨나봐!

맵기가 조절 안 된 쌈밥 도시락, 12개의 작은 쌈밥으로 구성된 액땜 도시락! 샘플 보내니 한 번 맛 봐!

오빠~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2분 30초 돌려서 1월 1일 먹어봐!

시식 후 느낌과 보완점을 알려줘! ^^     

그리고, 오빠 내가 간직하고 있던 추억의 사진 한 장 보낸다.

내가 결혼하면서 오빠와 관련된 것은 다 버렸는데

이 사진 한 장이 살아남았네?”     


사진 속에는 실오리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두 청춘 남녀가 상반신을 드러내고 

여자는 남자의 볼에 뽀뽀하고 있고, 남자는 웃고 있었다.

행복한 둘만의 시간을 보낸 직후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같았다.

보내온 물건의 포장을 제거하자마자, 그 사진이 눈에 띄었고

나는 어지러움을 느끼고 픽~ 쓰러진 것이다.     


“야, 친애하는 알바야. 너 19금도 볼 나이잖아?

가슴이 이정도 노출되어도 12금이야, 

유두도 안 나오는 건전한 사진 한 장에 뭘 그렇게 놀라 쓰러지냐?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침대 위 두 남녀의 나체 사진이긴 하지만, 상반신만 보였고, 

여자의 가슴골은 깊었지만, 결정적인 노출은 없는 사진이었다.     


“사장님. 사진이 야해서 쓰러진 게 아니에요.

사진 속 남자의 머리가 너무 커서, 제 동공의 원근감에 교란이 생기면서 

갑자기 너무 어지러워서, 그만”     


그랬다, 나는 사진이 외설스러워 놀란 것이 아니다. 

분명 사진 속 남녀는 나란히 누워있었지만, 남자의 얼굴이 과도하게 컸다. 

여자는 8등신의 ‘소갈’ 미녀였고, 남자는 3등신의 대갈장군이었다. 

사진을 조작했나 싶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 시각적 혼란이 생길만했다.     


“미녀와 야수 같지?”     


사장 아저씨는 ‘미녀와 야수’라고 표현했지만, 뭔가 크게 20%가 부족한 묘사였다.

‘미녀와 괴수’? 사실 이것도 부족했다.     


“이게 20년 전인가? 정아가 그때 참 예뻤는데, 

친애하는 알바님, ‘전영소녀’라는 만화 모르지?

우리나라엔 비디오걸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을 거야. 정아는 진짜 비디오 걸을 닮았었어.

최고로 예뻤지! 압구정동만 나가면 그렇게나 남자들이 달려들었는데,

비디오걸에게는 이미 넘사벽의 남자 친구가 있었지!”

“설마, 이 사진 속 남자가 그 넘사벽? 대가리 크기는 정말 사장님과 흡사, 유사,,,,”     


사장 아저씨는 전 연인 비디오걸이 보내준 ‘사랑의 사진’을 보며 시간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028 초조한 만찢녀     


사장 아저씨는 20년 전, 서울 강남의 유명한 학원 강사 두 사람이었다.

한 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인 이유가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 진도준이 입학한 서울대 법대가 합격 커트라인 기준으로는 서울대에서 제일 높지만

합격자 평균이 최고로 높은 과가 서울대 경제학과였다. 사장 아저씨가 여길 나온 것이다.

그래서 사장 아저씨는 입시 영어와 수학 두 과목 모두 극강의 실력자였다.


하지만, 강남의 입시학원은 한 강사가 영, 수 두 과목을 다 가르치면

실력과 상관없이 학부모들은 전문성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면서

학원 원장들은 사장 아저씨에게 한 과목만 강의할 것을 강요했다.

영어면 영어, 수학이면 수학!     

그래서, 사장 아저씨는 한양 학원에서는 ‘구석진’이란 가명으로 수학을 가르쳤고,

서울 학원에서는 ‘구수한’이라는 가명으로 영어를 가르쳤다. 

그리고, 심야에는 ‘제구실’이라는 필명과 가명으로 강남에서 여인들에게 ‘사랑’을 가르쳤다.     

대학을 졸업한 사장 아저씨는 취업할 생각이 원래 없었다. 그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

학원은 업무량을 자유롭게 정할 수가 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강의를 많이 하면 되고 적당히 벌거면 강의 시간을 줄이면 된다. 

그는 필요한 만큼만 일하고 소설을 쓸 작정이었다.     

그 당시 사장 아저씨는 ‘흑치상지’라는 역사극과 ‘붕가부’라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그리고 유호 프로덕션이 제작할 성인비디오를 위해 ‘섹스토이 박사 부르르’ 등의 각본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스토리를 개발하기 위해서 방대한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그때부터 네이버에 자신의 카페를 만들고 각종 정보를 카테고리로 나눠가며 정리했다.

그 큰 대가리로 감당하기 힘든 양의 정보들은 거기에 저장한 것이다. 벌써 20년째 계속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주식회사 서울 애니메이션이라는 회사에서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온라인상에 퍼졌다.

사장 아저씨도 지원서를 보냈고, 면접을 보러 오라는 답장을 받았다.     

그리고, 면접 보는 그날 온수역 인근에 있는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바로 그녀를 만났다.

‘비디오걸’ 그녀를 만난 것이다.

그녀도 사장 아저씨와 마찬가지로 면접을 보기 위해 그 자리에 온 것이다.     

‘읔, 만찢녀다!’     

사장 아저씨는 비디오걸에 대한 첫인상이 그러했다.

옷의 색상만 단순했다면 19금 만화나 AV에 등장하는 메이드(maid) 같은 이미지.

발랄한 그녀는 면접을 기다리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긴장감에 사로잡힌 어린 그녀의 초초함은 더욱 그녀를 귀엽게 보이게 만들었다.

사장 아저씨가 면접 순서가 먼저였다. 먼저 면접관을 만나러 가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면접 동기끼리 한잔하실래요?”     


예상하지 못한 제안을 받은 너무 예쁜 그녀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028 몸이 중요해요마음이 중요해요?     


사장 아저씨는 20년 전, 그렇게 강남 학원에서 미래 세대에 수학과 영어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며

건전하고 건강하게 돈을 벌어서

심야에는 숱한 여성과 말레이시아 장성을 쌓아가며 감각의 제국 속에서 살고 있었다.     

만리장성이 아니고 말레이시아 장성인 이유가 있다.

외모와 기럭지, 그리고 스타일로 승부 거는 것을 태생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장 아저씨는

오로지 세 치 혀! 구라에 의존해서 ‘말빨’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화려한 언변과 재치 있는 농담으로 여인들의 정신을 혼미하고

방어력과 경계심을 무장해제 시킨 후 만리장성을 쌓아왔던 것이다.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약육강식의 연애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눈물 나는 내 노력을 세상은 알까?”     


사장 아저씨는 ‘연예계’가 아니라 ‘연애계’ 생존을 위해

‘졸라’ 노력했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회고한 적이 있다.     

“그리고, 특히 얼굴, 몸매가 예쁘면서 공부에 대한 열등감 가진 분들이 계시거든.

그런 이쁜이들은 나 같은 거침없이 논리적인 남자에게 의외로 잘 설득이 되더라~

즉, 연애계엔 내가 숨을 쉴 틈이 있었던 거야! 니치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이 있었던 거지.”

......     

사장 아저씨는 애니메이션 회사 면접을 마치고, 온수역에서 비디오걸을 기다리고 있었다.

키는 작지만 아주 훌륭한 비율을 자랑하는 그녀는 신도림 방향 지하철을 타는 플랫폼으로 

짧은 치마를 휘날리며 아담하게 뻗은 예쁜 다리로 올라왔다.     


“5분 이내 단편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써오라고 하죠?”

“네, 그쪽도요?”     


당시 양영순 원작만화 ‘누들누드’가 성인용 OVA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대박이 났었다.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하청작업을 주로 하던 수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용기를 얻어서

창작 애니메이션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해에 국내 최대의 완구회사가 설립한 

서울애니메이션사는 오돌또기라는 제작사와 함께 박수동 화백의 ‘고인돌’의 판권을 사서

성인용 OVA 애니메이션에 나선 것이다!

성냥에 먹물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독특한 화풍의 박수동 화백은 보기 드문 성인 만화 원로 작가였다. 

노골적인 성애를 묘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믹한 성인 만화 ‘고인돌’이라는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고

롯데제과의 ‘스크류바’와 ‘빠삐코’의 공식모델이 되었고, SBS 로고에도 들어갈 정도로인기였다.     

오늘 방문한 제작사는 바로 그 ‘고인돌’의 성인 애니를 기획했고,

단편 에피소드로 구성된 비디오 전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작가 면접을 본 두 사람은 모두 시나리오 한 편을 써보라는 미션을 부여받은 것이다.     


“성인물 좀 보셨어요?”

“...” “그쪽은?”

“훌롱한 작가가 되기 위해 안 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그에게 빨간책, 포르노 잡지, AV는 초등학교부터 생활의 일부였다.

한번 플레이보이 책을 잡으면, 영어사전을 들고 해석하며 글까지 읽었고

여배우의 체모 할 올까지 사진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는 꼼꼼한 인간이 사장 아저씨였다.

그의 영어영역 실력도 허슬러와 포르노, 즉 19금 학습 교재가 1등 공신이었다.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신림역에 내린 그들은 수다를 떨며 술집을 찾았다.

비디오걸이 신림사거리에 아는 술집이 있다면서 그를 이끌고 갔다.     


“추천 좀 해주세요! 성인 영화~ ”     


술이 한 잔 들어가자 비디오걸은 용기를 내어 말을 했다.     


“뭐, AV, 포르노도 필요하지만,

짧고 임팩트 있으면서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는 야설이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소주가 한두 잔 들어가면서, 사장 아저씨는 점점 농도를 높혀가며

끈적끈적한 이야기들을 펼쳐가기 시작했다.     


“텐프로 단란주점에 간 남자가 2차를 나갔는데,

아가씨가 너무 취해서, 모텔에 들어가자마자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데요.

그 남자는 스스로 조루라고 의심하고 있었기에, 재빠르게 자신의 거시기를 꺼내서, 

모텔에 있는 ‘지루제’를 잽싸게 발랐답니다.

그런데, 아가씨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거죠! 

멈칫! 둘은 정지된 화면처럼 동작을 멈추고 눈치를 살폈는데, 아가씨가 달려든 겁니다! 

‘우리 오빠 오늘 급하네, 에고고 우리 이쁜이~’ 

그리고, 남자의 거기를 그만~ 덥썩~ 머금은 겁니다! 전문용어로는 ‘사까시’라고들 하죠!

씻지 않은 남자는 겨우 여자를 말리고,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간단히 마치고 서둘러 나왔는데!

여자가 그랬데요. ‘아에이오우, 아에이오우~ 어뽜, 나 취핸나뽜. 말이 꼬이네’

사실 지루제가 마취제거든요. 귀두용 마취제가 그녀의 입술을 그만,,,”     

“까르르르, 까르르르”     

“비디오걸님, 여기 신림사거리에서 봉천사거리까지 모텔이 몇 개인지 아세요?

300백 개입니다. 300개! 모텔 하나마다 객실 30개만 쳐도, 9천 개의 방! 지금 아마 대실도 힘들 거야. 

그렇다면 총 남자 9천, 여자 9천, 1만8천명이 뒹굴고 있는 겁니다. 이 시간에!

한 놈이 한 번 쌀 때, 3억 정자라 분출되니까.

남자 9천 명 곱하기 3억~ 그런데, 이 순간 낭비되고 있는 정자 수를 과학적으로 계산하는데

방해하는 띱때끼들이 있어요! 누군지 아세요?”     

“누구요?”     

“남들 한 번 할 때 두 번 하는 새끼요.”     

“까르르르, 까르르르”     


취기가 올라 얼굴이 더 예쁘게 붉어진 비디오걸은 거침없는 사장 아저씨의 개수작에 넘어가고 있었다.     


“정아씨, 몸이 중요해요? 마음이 중요해요?”     


사랑하는 관계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사장 아저씨는 그녀에게 물었다.     


“마음이죠. 당연히 마음이 중요하죠!”     


그러자, 사장 아저씨는 회심의 한 방을 날렸다.     


“그럼, 정아씨. 아니, 비디오걸님. 

덜 중요한 몸은 미리 나눠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뭐 마음까진 바라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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