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진달래 꽃

by 푸르매

어렸을 때, 봄이 되면 동생과 함께 마을 근처에 있는 야산으로 돌아다녔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할 무렵, 이제 나무줄기들이 물을 먹고 푸릇함을 보여줄 때, 가장 먼저 봄을 알린 건 진달래였다.

깊지 않은 야산을 돌아다니면서 진달래꽃이 어디에 피었는지 찾아 다녔다.


가느다란 줄기 끝에 얇은 홑 잎의 분홍빛 진달래는 두 눈을 크게 떠서 만나기 시작하면, 고개를 돌릴 때마다 쉽게 눈에 띄었다.

마땅한 화병은 없었지만 빈 술병이나 음료수병에 몇 줄기 꺾어 온 진달래를 꽂아 집에서도 꽃이 피는 걸 보았다.

어린 여자아이 마음에 긴 겨울이 지나고 만난 꽃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강인한 꽃은 길게 피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반가웠고 소중했다.


얼마 전, 날씨가 좀 풀린 김에 회사 근처 야산에 산책 삼아 올라가다가 우연히 작은 진달래 나무를 발견했다.

꽃봉우리는 차 있었지만 아직 꽃이 피기 전이였는데,

며칠 뒤 다시 가 보니 몇 송이 되지 않지만 모두 활짝 만개 되어 있었다.

여전히 고운 진달래를 보니 마음 한 켠에서 알 수 없는 그리움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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