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화책에 들어가고 싶어?
아들에게,
너는 요즘 내게 릴레이 상상놀이를 하자고 해. 처음 시작은 네가 좋아하는 로봇 자동차가 현실에 진짜 있으면?이었어.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우리가 손가락만큼 작아진다면? 그렇게 번갈아가며 이야기하다가 네가 질문했지. 엄마는 어떤 동화책에 들어가고 싶어?
이야.. 엄마는 그 질문받자마자 바로 생각났잖아. 엄마는 아름다운 그림의 일부가 되어보고 싶었어. 그래서 <엄마 마중>에 들어가서 그 아이가 되어보고 싶어. 엄마를 기다리고, 마침내 나타난 엄마가 사주는 막대사탕 한 손에 쥐고 나머지 한 손에 엄마 손 꼭 쥐고 함박눈 맞으면서 집에 가고 싶어. 그랬더니 너도 그렇다고 했지. 그래서 엄마는 올겨울에 눈이 오면 너한테 막대사탕 하나 사주고 손잡고 눈 속 산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너는 <하늘에서 눈토끼가 내려요>를 말했지. 귀여운 토끼가 많이 나오고, 보송보송, 보들보들, 따뜻 따뜻, 포근포근, 이런 느낌이라고 말이야. 그 책이 딱 그런 느낌이지. 들어가고 싶은 만화책으로는 <고고 카카오 프렌즈 역사문화> 시리즈랑 <만화한국신화> 시리즈였어. 그 안에서 단군이 되어서 호랑이 친구와 오늘이도 만나고 바리데기도 만나고 얼마나 좋겠니. 네 학교는 독서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교실 안에는 책이 많고, 글쓰기도 가르쳐서 학생들이 직접 쓴 시를 모아 책으로 출간하지. 엄마는 그 부분이 학교에서 제일 마음에 들던데. 나중에 너도 그 글쓰기 모임에서 시를 써보면 얼마나 좋을까?
넌 요즘 즐거움이 많아. 창의과학 - 컴퓨터 - 미술 순으로 재미있다고 하지. 미술수업 준비물에 꽤 돈이 들어가더라. 엄마가 미술은 재료를 산 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좀 놀랐어. 아직은 새 친구들을 탐색 중인 너는 요즘 호감을 드러낸 친구가 생겼지. 마음이 이쁜 친구라고. 걔랑 잘 친해지면 좋겠더라.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요즘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어. 자전거에도 (드디어) 관심이 생겼지. 바로 두 발 자전거로 도전 중인데, 몇 번 넘어졌지만 울지도 않고 잘 익히고 있어. 오늘만 해도 벌써 6,7초 정도는 혼자 타고 앞으로 나아갔잖아.
오늘 엄마는 네 상상놀이를 혼자 해볼 생각이야. 이영도의 <오버 더 호라이즌>에 들어가서 티르 스트라이크와 함께 보안관보의 하루를 보내보고 싶네.
사랑해.
아직은 네가 조잘조잘 일상 이야기를 해주어서 너무 행복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