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시 몇 편 2

기록하고 싶은 말을 하기에 적어둔다

by 내복과 털양말

수련 시간에 말썽부리던 아이 이야기를 하다가 내 여섯 평생 관장님이 그렇게 화내시는 건 처음 봤어요, 라던 아들이 어느새 삶의 일곱 번째 해를 살아내는 가운데 가끔 기록하고 싶은 말을, 시를 하기에 적어둔다. 어른이 쓴 동시집을 사줬더니 생각보다 읽지 않는다. 가장 잘 읽는 시집은 초등 1, 2학년이 직접 쓴 시와 일기를 모아둔 것이다.



<시소>


오르락내리락 시소

혼자 타면 재미없고

같이 타면 재미있다


시소

쿵쾅쿵쾅 시소

너무 세게 하면 멍들고

너무 약하게 하면 재미없다


시소

적당히 해야 재미있다



<호수>


호숫가에서 물고기도 못 잡고

집으로 돌아와 털썩 주저앉아 자버리고

양치하고 일어나고 세수하고

우린 친구


함께여도 집에는 같이 못가


저기 푸른 하늘을 봐

너와 있는 나잖아

우린 친구



<오늘의 유치원>


맛있는 걸 먹어서 내 마음도 부풀어 오르고

팝콘처럼 팡팡 터지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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