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라는 흐름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칼럼

by Kimkihoon

올해 새해 신년 벽두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은 새해 국정연설의 첫마디에 이런 말을 하였다.

”岁月不居 时节如流” (세월불거 시절여류)
세월은 기거하지 않고 시절은 물처럼 흐른다.

새해 첫날 이 말은 나에게 이 큰 국가의 한 지도자로서의 회념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15억에 이르는 사람들의 시간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울까? 우리는 사천만도 안 되는 인구의 매일 같은 세상살이의 전쟁을 겪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반대로 중국 사람들이 얼마나 여유롭고 순응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월은 기거하지 않고 시절은 물처럼 흘러서 간다는 말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시간은 유한한 과학적 설명이다. 어제가 오늘이며 오늘이 내일이다. 큰 태두리 안에서는 시간의 개념은 흘러서 가는 것이니 어디로 가는지 물어서 본다면 역사가는 돌아온다고 말할 것이고 과학자에게는 앞으로 나가는 것이고 어머니는 늘어나는 주름의 한숨이라고 하실 것이다. 사람은 되돌아오지 않는 과거를 후회하지만 시간의 개념을 되짚어 생각해보면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는 하나의 낭만일 수도 있다.

옛일이 생각날 때마다 우리 잃어버린 꿈 찾아 라는 가사처럼 우리는 시간의 굴레 속에 희망과 꿈이라는 의지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워하고 미워도 하고 이별도 하고 다시 만나 눈 물 흘리기도 한다. 오랜 세월이 말해주는 것은 정이며 그 정은 인간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의 퇴적물이다. 김치가 읶어가는 시간은 우리의 기다림이며 신 김치의 세월은 다시 국이 되는 지혜로운 쓰임이 있다. 그러므로 시간은 달고 쓴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우리는 오늘도 과거와의 뼈아픈 기억과 싸우고 있다. 과거의 일을 바로 잡지 못한 후회를 과거사 진상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바로 잡으려 하고 있다. 매일 같이 매스컴에서는 행위만 가지고 떠들어대고 있는데 나는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처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과거의 일에 대하여 확실한 인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무십일홍(花无十日红)꽃은 피어도 십일이다.라는 말은 시간의 유한함이 덧없는 권세를 경계하라는 충고일 것이다.

심적 안정을 가지기 위한 시간 활용법을 개인적으로 체득한 것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은 하되 그것이 내가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는다. 그 확신은 신념이라는 믿음 안에서 누군가에게 베푸는 삶이면 더욱 좋다.

둘째 경험은 인간을 발전하게 하며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용기는 시간의 굴레 안에서 좀 더 살아있는 생명력을 느끼게 해 준다. 그것 또한 나와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외롭지 않다.

셋째 무릇 일은 조바심을 낸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혈기는 다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이 수양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인간은 평온해진다.

이 모든 것은 사람과 함께 흐르는 물줄기와 같다.

우리는 시간의 굴레 안 해서 오늘도 달리고 있다. 아침해를 담아서 그 빛의 영롱한 행운이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자연을 담은 구절 하나 소개해본다.

水流而境無聲, 得處喧見寂之趣.
수류이경무성, 득처훤견적지취.
山高而雲不碍, 悟出有入無之機.
산고이운불애, 오출유입무지기.

물은 흘러도 소리가 거기엔 없나니 시끄러운 곳에서 고요함을 느끼는 맛을 얻어라. 산이 높아도 구름은 거리끼지 않나니 유한한 것에서 나와 무한한 것으로 들어가는 기틀을 깨달으라.

채근담 후집 36장


시간을 생각하며 2019년 3월 20일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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