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칼럼

by Kimkihoon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사연을 전하는 편지 한 장 써본지가 언제 인지 얼마 전 군대 가는 후배가 편지 한 장 나에게 전하고 귀국했다. 그 여운이 아침에 커피 한잔으로 전해졌다. 잊고 살아온 무언의 감성.

그러고 보면 종종 누군가에게 편지 한 장을 받는다는 일은 매우 기쁜 일이다. 우리는 살면서 말로 다하지 못하는 일들을 글로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편지보다는 메신저나 전화를 하기 바쁘다. 그러나 손 글씨가 남긴 아련한 무언가는 보내는 이와 받는 이의 남다른 추억으로 간직된다. 마치 세월이 담긴 오래된 골동품처럼 그 시간을 거슬러 생각하게 한다.

어머니가 간직한 나의 어린 감성의 편지들은 어머니에게는 자식의 성장과 고마운 마음 그리고 항상 부족한 자식의 도리를 표현하는 흔적이며 군대에서 보낸 편지들은 또 다른 젊음의 혈기가 담긴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 설렘이 있던 사랑 편지는 좋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큐피드의 화살이었고 스승님께 보내는 편지는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르침과 사랑에 대한 감사한 마음의 노트였다. 우리는 삶 속에서 수많은 소통을 하며 산다. 내가 누군가에게 누군가 나에게 그리고 그 소통의 한편에서 기다리는 답장의 설렘은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일이다.

요즘 즐겨 듣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김광진의 편지라는 노래이다. 잔잔한 목소리와 애절한 감성의 한 편의 시는 왠지 모르는 눈물을 자아낸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아름다운 가사라고 생각했는데 슬픈 이별의 감성이 너무 잘 녹아내린 잔잔한 한 편의 시와 같다. 그러나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노래는 가수인 김광진이 자신의 부인의 지나간 연인의 편지를 보고 지은 노래라고 한다. 일반 사람 같으면 질투의 감정을 가질 텐데 이 편지를 보고는 그런 질투는 온데간데없고 하나의 감동으로 자아내기 충분하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슬픈 이야기 또한 내가 사랑해줘야 하는 인생의 부분이라는 것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정작 가사에 나오는 좋은 사람은 바로 가수 자신이라는 이야기이니 얼마나 낭만적일까?

계절의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에 촉촉이 적셔주는 봄비에 새소리 들리는 마음의 한 구석 꺼내 든 감성의 이야기 하나 누군가에게 전해 보면 어떨까?

이 아름다운 봄날에.............

2019년 3월 19일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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