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에서의 사색

by Kimkihoon

김기훈의 우표와 시가 있는 아침



문득 스쳐가는 차창을 바라보며
인생이란 남다른 속도가 느껴진다.
천천히 바라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내달리는 그 기차는
잃어버리는 생각만큼이나
더 중요한 무언가를 자꾸
멈추지 않고 흘려보낸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어도
자꾸 먼저 내리는 사람의
모습을 바라본다.
내 옆자리의 사람이
벌써 네 번이나 바뀌었는데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점점 익숙해진다.

미리 알고 떠나갈 사람이
그냥 조용히 허무해진다.
각자의 목적지가 서로 다르지만
인사 한번 나누기 어려운 세상
인생이란 여행길이 더 외로운 시간

살아가는 모든 것이
그 이유를 안다면
공허하지 않겠지만
때로는 삶의 무게에 눌려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하게
할 때가 그렇게 많다.

웅성대는 사람들 사이로
다시 차를 타기 위해
경쟁하고 내달리고
눈치 보는 시간이 왠지
도시의 풍경으로
낯설기만 하다.

집에 돌아와 낡은 물건을
바라보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내가 추억하는 인간을
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늦은 귀가 새벽을 지나서
고요한 아침을 맞이하며
일상의 익숙함을 찾는다.

여행은 그렇게 다시
일상의 궤적에서
추억하게 한다.
떠나고 돌아오는
구름처럼

아침이 눈부시다.

2019년 6월 17일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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