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과 합치 사이
연인이라는 것은 그런 것 같다.
가장 감정적이면서 가장 이성적인 관계.
서로를 이해하기 때문에 서로가 미워지는,
서로를 존중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무례해지는,
서로에게 가장 기대기 때문에 서로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게 되는 관계.
상대를 배려하는 만큼 상대에게 이기적이고 싶은 관계.
아무것도 아깝지 않기 때문에 더 재고 따지게 되는 관계.
마치 평상시 직장에서, 연인에게, 스쳐가는 모든 인연들에게 어른인척이란 어른인척을 다 하면서 부모님 집에만 가면 어린아이가 되는 마음. 평생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누려놓고도 또 당신들이 차려주는 밥을 기다리고 깎아주는 과일을 먹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당신들이 제공하는 편안함을 무한하게 누리는 마음. 나를 편안하게 해 주면서 당신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덤.
누구보다도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면서도 누구보다도 더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
항상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
서로 이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항상 팽팽하게 밀고 당기는 관계.
내 모든 오감에 유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