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과 식물
춘삼월은 이제 옛말이 된 것 같다.
4월이 코앞인 3월 말, 갑자기 눈과 우박이 내리는 이상기후가 당황스럽다.
식물들도 모두 따뜻한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만 차가운 겨울을 좋아하는 호냉성 식물도 있다.
백합과 파속 식물이 그렇다.
월동 중 저온에 일정 기간 노출된 이후 고온과 장일 조건에서 쑥쑥 크는 친구들이다.
때문에 보통 가을에 파종해 이듬해 초여름에 수확하는 것이 보통이다.
황을 품고 있는 유기화합물 '알리인(alliin)'은 파속 식물만의 독특한 냄새와 자극적인 맛을 낸다.
알리인은 강력한 살균작용과 항암효과로 익히 알려져 있는 기능성 물질이다.
항암작용 외에도 비타민 B1과 단백질의 흡수 이용률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고기쌈을 먹을 때 곁들여 먹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 세포막을 구성하고 있는 인지질의 산화를 억제하여 노화를 방지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백합과 파속 식물의 하나인 마늘(학명:Allium sativum L.).
Allium은 켈트어 all(약용, 불에 굽다)과 halium(마늘, 매운 냄새)의 합성어이다. sativum은 재배종이라는 뜻이다.
원산지는 주로 끝에 '스탄'('~의 땅'이란 뜻의 페르시아어)이 붙는 나라들이 산재해 있는 중앙아시아로 추정되며 고대 이집트 병사와 노예들이 즐겨 먹었다.
흔히 우리가 먹는 인편을 뿌리로 오해하곤 하는데 사실 뿌리가 아닌 '잎'에 해당한다.
잎이 저장기관으로 변태한 것이다.
인편을 세로로 갈라 단면을 보면 비닐같이 광택이 도는 보호엽,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저장엽, 그리고 안쪽에 여러 개의 보통엽이 있다.
이 인편이 우리가 식용하는 부위이자 번식의 수단인 것이다.
얼마 전, 출판 준비 중인 저자의 집에 초대받아 추가 자료도 건네받고 소박한 집밥도 대접받았다.
또 하나! 국내산 마늘과 좋은 재료들만 써서 손수 담그신 저자의 시어머니표 마늘장아찌도 듬뿍 얻어왔다.
너무 맛있어서 이틀 동안 끼니때마다 상추쌈에 야무지게 싸 먹었다.
(채식주의자지만 쌈에 꼭 고기가 아니어도 싸 먹을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보통 하루에 5km만 뛰어도 헉헉대던 내가 그날 최초로 8km를 찍었다.
지금까지도 매일 빠짐없이 마늘을 먹고 있다.
곰 같은 내가 어떻게 더 나은 인간으로 진화 또는 벌크업될지 기대된다.
단군신화 속에서 곰이 마늘을 먹으며 웅녀가 되기까지 버틴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웅녀는 나처럼 마늘을 좋아하는 체질이었을지도 모른다.(마늘 완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