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중국 우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에서 수백명이 사망하고 확진 환자가 1만명을 넘으면서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전염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전염성을 예측하여 혼란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와 관련 된 일을 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마스크 착용은 독감과 같은 질병을 80% 수준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일회용 마스크는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을 수는 있지만 죽이지는 못합니다. 바이러스가 마스크에 붙어 증식함에 따라, 사용 후 폐기 된 마스크가 또 다른 오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두 스타트업은 특수 소재의 직물을 개발해 마스크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2013년 설립된 항균 직물 스타트업인 Sonovia는 항박테리아 코팅기술을 개발해 바이러스가 부착하지 않는 직물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세탁하더라도 그 효과가 지속되어 장기간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75도 온도에서 100회, 92도에서 65회 세탁해도 효과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테스트를 통해 현재까지 6가지 유형의 박테리아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는 테스트되지 않았지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물뿐 아니라 유리, 세라믹, 마그네틱, 전기전도체 등 모든 종류의 표면을 코팅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다양한 솔루션도 제공합니다. 내구성을 강화해 여러 번 세탁해도 기능성 효과를 발휘하여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직물 제작할 때 발생하는 화학물질을 절반으로 줄여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으며, 항균효과를 위해 고비용의 은나노를 대체할 물질을 개발해 비용도 줄였습니다.
또 다른 이스라엘 스타트업 Argaman도 항균 직물을 개발했는데요. 이 직물은 바이러스 차단뿐 아니라 마스크에 접촉된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보다 적극적인 기능을 발휘합니다. 마스크를 만든 직물인 CottonX 섬유는 50회의 산업용 세탁과 100회의 가정용 세탁에도 항균 기능성이 있어 장기간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원을 받는 한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CottonX로 만든 침구와 가운을 사용 및 테스트한 결과 다제내성균(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라 불리는 균을 통칭)을 50%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두 회사 모두 항균섬유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아직 제품을 시판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스크뿐 아니라 의료, 군대, 스포츠, 미용, 가정 등 다방면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확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을 공식 발표한 건 2020년 1월 9일이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그보다 앞선 1월 6일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보다 먼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생을 알린 것은 캐나다의 스타트업 BlueDot입니다.
의사와 프로그래머 약 40명으로 구성된 BlueDot은 빅데이터와 AI기술을 이용해 질병 감시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자연언어처리 및 기계학습기술을 이용해 항공사 데이터, 동물 질병 발생 보고서, 65개의 언어로 된 뉴스 보고서, 기후 및 가축에 대한 정보, 지리 정보 등 수십억 개의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자동화된 데이터 분석이 완료되면 역학자들이 과학적인 관점에서 유의미한 내용인지 확인 및 분석한 후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 기업, 공중보건 기관 등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도 이런 과정을 거쳐 알려졌습니다.
BlueDot은 캐나다 의사 Kamran Khan에 의해 2014년 설립되었습니다. 2003년 SARS 전염병이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을 때 캐나다에서도 44명이 사망했는데요. 당시 그는 전염병 전문의로서 엄청난 정신적 및 육체적 피로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질병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해 전염병 조기 경보 시스템인 BlueDot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BlueDot과 마찬가지로 전염병을 모니터링하는 미국 스타트업 Metabiota는 태국, 한국, 일본, 대만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될 위험이 높은 국가로 꼽았는데요. 이는 해당 국가들의 사례가 실제로 보고 되기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Metabiota는 질병의 증상, 사망률, 치료 가능 여부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사회적 및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는 질병의 확산 위험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면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기시키는 대중의 불안을 ‘높음’이라고 평가한 한편,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은 ‘중간’ 수준인데 비해 에볼라 바이러스는 ‘높음’으로 평가하는 식입니다.
Metabiota는 ‘Epidemic Tracker(전염병 추적 프로그램)’ 지도를 만들어 전염병 확산을 예측하는데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70가지 전염병을 추적합니다. 홍역과 살모넬라균은 미국과 유럽에서, 모기가 매개체인 지카(Zika) 바이러스는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라싸(Lassa) 바이러스는 나이지리아에서, 그리고 에볼라(Ebola) 바이러스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위험성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전염병 예측 시스템은 정부와 기업 모두 사전에 대비하여 향후 발생할 위험을 줄이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수 년 전부터 전염병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 6500만 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250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즉 전쟁 이상으로 무서운 것이 전염병이라는 의미죠.
스페인 독감 때보다 의학기술은 많이 발달했지만, 인구 이동이 잦고 바이러스가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염성 질병은 점점 두려운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전염병 예방, 차단, 회피, 예측 등 향후 발생 가능한 위험을 줄이고 대비하는 데도 스타트업의 역할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나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직업 트렌드를 매주 월요일 아침에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