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스마트팜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스타트업
‘미래 직업 스마트팜 ‘도시 농부’’ 편에서 도심 속 수직농장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환경 친화적, 건강 친화적, 생산량 증가, 유통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수직농장이 미래 식량을 재배하는 하나의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번에는 미니 스마트팜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스마트팜이 도심 속에 위치하기 때문에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그보다 더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급망을 단축시켜 주목 받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2013년 독일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InFarm은 수직농장을 마트 안에 직접 넣었습니다. 마트가 곧 농장인 셈이죠.
기존의 스마트팜처럼 한 곳에서 수백만 개의 상추를 재배하는 대규모 시설이 아니라, 소형 공간에 독립형 모듈 장치를 설치해 다양한 종류의 야채를 소량씩 재배하는 방식입니다.
업체는 마트 매장이 곧 농장인 탓에 유통을 위한 운송 단계를 거치지 않고 재고도 현격히 줄일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마트 내 농장에서 갓 수확한 보다 신선한 야채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더 비싸지도 않습니다. 평균 야채 가격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환영 받고 있습니다.
몇몇 스마트팜 업체들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도산하는 위기상황에서도, InFarm은 2016년 독일의 대형마트 Metro에 마트형 수직농법 시스템의 프로토타입을 처음 공급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판로를 개척했습니다.
현재는 독일의 Edeka, 미국의 Kroger, 영국의 Marks & Spencer 등 대형마트 체인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매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관리자가 일주일에 두 번 마트를 방문해 새로운 묘목을 시스템에 넣어 정리하기만 하면 됩니다.
현재 이런 마트형 스마트팜 시스템을 유럽을 중심으로 수백 개 마트에 설치했는데요, 2020년까지 10,000개의 마트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트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도 소형 스마트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셰프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유통기한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급식용으로 학교와도 제휴해 소형 스마트팜 시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InFarm이 재배하는 식용작물은 모두 클라우드 시스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농장의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신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식물을 모니터링하고 모든 식물의 성장을 원격으로 제어합니다.
하나의 작물을 재배하는데 평균 2주가 소요되고, 그 동안 약 55,000개의 데이터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데이터를 보고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원격 또는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물, 온도, 빛, 비료, Co2, 물의 산소 농도 등의 환경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채소의 맛, 영양소, 모양, 색깔이 변화합니다.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농사를 짓는 셈이죠.
InFarm은 독일 베를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이스라엘 청년 세 명이 유튜브를 통해 집에서 식용작물 재배 방법을 배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아파트 거실에 수경재배 시스템을 만들어 다양한 채소를 직접 가꾸며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하는데요. 거실이 마치 정글과도 같았다고 회고합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영화와 TV 등 미디어산업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미래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3년동안 세계 여행을 하며 방황하던 중 베를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자신들이 미래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게 됩니다.
창업자 세 명 모두 이스라엘 사람인데 창업 지역으로 독일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실 텐데요. 독일 마트에서 판매되는 신선식품 대부분이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었다는 것을 알고 신선하고 건강한 야채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스마트팜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야채를 직접 재배하는 수직농장인 실내 스마트팜도 개발되었습니다. 무공해 야채를 365일 편리하게 집에서 직접 재배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가전업체인 LG와 Miele는 실내 수직농장을 주방으로 가져왔는데요. 수직농장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해 농사를 지어야 하니 또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등장하는 것이죠.
LG는 냉장고 형태와 크기의 가정용 스마트팜을 CES 2020에서 선보였고, Miele은 독일 스타트업 Agrilution을 인수해 와인냉장고 크기의 가정용 수직농장 시스템인 Plantcubes를 만들었습니다. Plantcubes는 약 400만원으로 새로운 기술력이 사용되고 아직 상용화 단계가 아닌 만큼 비용은 비쌉니다.
IKEA 가구처럼 다양한 크기로 조립할 수 있는 가정용 스마트팜 제품도 있습니다. Rise Gardens의 조립형 실내 스마트팜은 크기에 따라 10만원에서 20만원대까지 다양합니다.
Aspara는 전자레인지 크기 정도이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도 직접 채소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씨앗을 심은 후 Aspara 앱을 통해 재배과정을 모니터링하여 사용자에게 물 탱크를 채우라든가 수확할 시기 등을 알려줍니다. 가격은 약 35만원 정도입니다.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팜은 농업에 속할까요 아니면 IT산업에 속할까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농업뿐 아니라 금융업, 제조업, 의료업, 소매업 등 각 산업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며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죠.
금융에 IT기술이 접목되면서 IT 기반의 핀테크 회사가 금융업계의 변화를 리드하고, AirBnB나 Uber와 같은 IT 기반의 공유경제가 기존의 호텔업과 자동차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어야 할 텐데요. ‘무조건 금융업에 종사하겠어’ 대신 금융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알아보고 그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photo copyright. InFarm, LG, risegardens, as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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