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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ture Job Apr 19. 2020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애플과 구글의 적과의 동침

전략적 수단의 적과의 동침

비즈니스에서 적과의 동침은 상호 윈윈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모색되어 왔는데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합종연횡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공공의 적과 싸우기 위한 구글과 애플의 동침


IT업계의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인 애플과 구글이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으로 감염 확진자의 동선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발표했습니다. 감염 확진자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근거리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해 확진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계 알림을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한편, 당사자가 동의해야만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옵트인(opt-in) 방식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추적 시스템이 감염 확산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을 추적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무증상 감염 잠복기가 길어 의도하지 않게 사람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고, 접촉자들을 수동작업으로 하나하나 알아내는 데는 인력도 많이 필요하고 다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애플과 구글의 협력이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으로 보는 것이죠.


스마트폰 운영체제(OS)는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세계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있는데요. 두 운영체제 자체에 추적 기술을 탑재하면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감염자 접촉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월에는 앱으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6월에는 운영체제 자체에 기술을 탑재하여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세계 1위로 그 위험성이 심각해지자 라이벌 관계인 애플과 구글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기로 나선 것입니다.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구글이 촉망 받는 스타트업이던 시절 구글과 애플은 돈독한 관계였습니다. 구글에 에릭 슈미트를 CEO로 추천한 것은 스티브 잡스였고, 동시에 에릭 슈미트는 애플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했죠.

두 회사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윈윈관계를 형성했습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구글맵과 유튜브를 기본사양으로 탑재하기 위해 구글이 필요했고, 구글은 아이폰의 인기가 높아지자 구글 검색엔진 트래픽이 크게 증가하면서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 


두 회사 관계가 절친에서 앙숙으로 바뀐 것은 구글이 2008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만들면서입니다. 아이폰 출시 후 충격에 휩싸였던 휴대폰 제조사들은 무료 운영체제인 구글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앞다퉈 스마트폰을 출시했습니다. 

< 출처 : blog.google/products/android >

2009년 미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50%에 이르렀는데,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때문에 애플이 독점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양분된 셈이죠. 이에 극도로 화가 난 스티브 잡스는 ‘구글과 핵전쟁을 벌이겠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합니다. 


이후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로 발전했는데, 최근 코로나19라는 공공의 적을 퇴치하기 위해 다시 힘을 모았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협력하는데 지금보다 더 중요한 때는 없었다’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익 추구가 목적인 기업이 인류 공영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두 회사의 브랜드 상승 효과는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인데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적과도 힘을 합쳐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영화에서 지구인이 모두 한 팀이 되어 외계인과 싸우는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공생하기 위한 BMW와 벤츠의 동침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빅데이터, AI, 사물인식, 충돌방지, 데이터 수집, 5G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IT 기업들이 전기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등의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미래 자동차산업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 공장이 없어도 소프트웨어 기술력만으로 IT 기업들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게 되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생산공장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였죠.


고급 승용차 시장의 라이벌 관계인 BMW와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AG가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부문을 합병하여 적과의 동침을 시작한 것도 이런 위기 의식 때문입니다.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과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에 합병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두 회사는 직접 밝힌바 있습니다.  IT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 50:50의 공동지분으로 회사를 설립하여 공동으로 투자, 기술 연구, 서비스 제공까지 모두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죠.

IT 기업들의 거침없는 진격에 위기감을 느낀 두 라이벌이 공생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 마치 삼국지에서 100만 대군을 몰고 오는 조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손권과 유비가 힘을 합친 장면을 연상케하는데요.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홀로 그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면 비록 경쟁사라도 힘을 합쳐 위기를 모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국가간 협력보다 자국중심주의가 극심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공격은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애플과 구글처럼 국경을 초월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IT 기업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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