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인공지능의 상업화
코로나19 위기 동안 의료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일선에서 정말 고생 많으셨는데요, 기술력을 이용해 코로나19 극복에 일조한 스타트업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의 병원에 직접 들어가 기술력으로 도움을 준 중국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중국 선전의 스타트업 Pudu Technology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수백 개 병원에 1000대의 배달 로봇을 병원에 공급해, 로봇이 격리된 환자에게 음식과 의약품을 제공함으로써 교차 감염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일지 형식으로 써놓은 글을 보면 긴박하게 진행되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1월 23일 우한 지역을 봉쇄한 날, Pudu Technology는 정부로부터 로봇을 각 도시에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다음 날인 24일은 일주일 동안의 춘제(구정)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직원을 소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로봇 수요를 확인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대처 방안을 논의합니다.
회사는 25일 ‘전염병 방지 기술’계획을 발표하고, 선전, 우한, 항저우, 창사 등 코로나19가 창궐한 여러 도시의 정부와 병원 방문일정을 조율합니다. 26일 감염 전파 위험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탓에 선전의 한 호텔에서 직원이 6대의 로봇을 병원 맞춤형으로 디버깅합니다. 같은 시각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원들은 비행기를 타고 코로나19 일선으로 날아가 로봇을 설치하라는 문자를 받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최전선에 자발적으로 들어간 15명의 직원들 중에는 1996년생 어린 청년도 있고, 어머니의 눈물어린 만류를 뿌리치고 집을 나선 사람도 있으며,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생일을 맞이한 청년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차마 아무 말도 못하고 길을 떠난 직원도 있었구요.
한 층에 한두 명의 간호사가 모든 환자를 돌봐야 하는 열악한 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는 자신이 한 일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번 코로나19에서 활약한 PuduBot은 원래 식당에서 음식 배달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입니다. 30Kg까지 물건 탑재가 가능하고, 한 번에 3-5개의 테이블에 음식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공간을 맵핑하는데 120분 소요되고, 4시간 충전으로 24시간 배터리 사용이 가능합니다. 엘리베이터 제어 모듈과 플로어 네비게이션 알고리즘을 통해 지정된 층으로 배달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로봇은 이미 하이디라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과 고급 호텔에 수천 대 판매되었습니다.
2006년 홍콩에서 케이터링 로봇이 처음 등장한 후 2015년부터 중국 대도시에 무인로봇식당이 곳곳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식당들은 곧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Pudu Technology의 창업자 Zhang Tao(张涛)는 그 이유를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2016년 Pudu Technology 창업 당시 배달 로봇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외형보다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었는데요. 사람 형태의 휴머노이드 디자인을 버리고 식당에서 배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기능이 강화된 로봇을 만들기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PuduBot입니다. 장애물 감지 및 회피, 스테핑(stepping) 제어, 속도조절, 고정밀 맵 시스템, 100대 로봇의 동시 작동 등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기술력에 집중해 효율적인 음식 배달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PuduBot 외에 더 진화된 주문용 음식배달 로봇인 BellaBot과 식사 후 정리한 그릇들을 주방으로 옮기는 HolaBot 등을 출시했습니다.
2019년 1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선보인 HolaBot은 3개의 트레이에 각각 20Kg씩 한 번에 최대 60Kg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는데요. 120개의 작은 접시, 39개의 큰 접시, 33개의 그릇을 한꺼번에 운반할 수 있습니다. 사람보다 6배나 더 효율적이라고 하죠.
HolaBot은 식당뿐 아니라 호텔 및 서비스 레지던스에서도 사용이 가능한데요. 안면인식 기능으로 객실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고, 음성 상호작용 기능으로 대화도 할 수 있으며, 식사, 린넨 및 기타 품목들을 검색하여 지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때 중국에서 활약한 PuduBot은 고대병원에서도 사용되었지만, 한국 기술로 만든 로봇도 활약이 컸습니다. 생체인식기술로 환자 출입통제시스템을 만든 네오시큐, LG 청소로봇과 안내로봇 등이 병원에서 사용되었죠. 코로나19 동안 인공지능 자동화의 효율성을 체감한 우리 병원들은 이후에도 자동화 시스템 기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공지능의 상업화가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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