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마음을 치유하는 최고의 트랙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삶을 조명한 영화<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퀸의 대표 곡인 ‘Bohemian Rhapsody’를 비롯해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과 같이 가사를 몰라도 듣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곡들이 있다.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뭘까? 프레디 머큐리가 한 레코드 회사 대표에게 퀸의 정체성을 밝히는 대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We’re four misfits who don’t belong together, playing for the other misfits hanging together in the back of the room,” 즉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는 부적응자들’이라고 밴드 퀸을 설명한다. 평생 아웃사이더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노래가 군중 속에서도 소외감을 느끼는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았기 때문에 위안을 받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Bohemian Rhapsody’는 일찍이 마음을 치유하는 최고의 트랙으로 선정된바 있다. 2014년 BBC 라디오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아프거나 힘들 때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대답했고, 울적할 때 듣기 좋은 곡으로 ‘Bohemian Rhapsody’를 1위로 선택했다.
[TOP TEN TRACKS TO LISTEN TO WHEN UNWELL OR DOWN]
1. Bohemian Rhapsody (Queen)
2. Dancing Queen (Abba)
3. Happy (Pharell Williams)
4. A piece of classical music
5. Let It Be (The Beatles)
6. Three Little Birds (Bob Marley)
7. Angels (Robbie Williams)
8. Billie Jean (Michael Jackson)
9. The Wonder of You (Elvis Presley)
10. My Way (Frank Sinatra)
(10곡 제시, 복수응답)
‘Bohemian Rhapsody’를 작사, 작곡, 노래한 것이 프레디 머큐리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가 사망한지 2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울적한 기분을 날려버릴 만큼 위대한 힘을 가진 노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는 레전드 뮤지션이자 최고의 뮤직 테라피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은 우울, 분노, 긴장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감소시키는 한편 흥분, 행복, 활력과 같은 긍정적 감정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빙속 여제’ 이상화,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경기 직전까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 듣는 모습을 TV 화면에서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국내외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경기 전 음악을 듣는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의 스포츠 심리학 박사이자 Brunel University 교수인 Costas Karageorghis는 음악을 ‘합법적 약물(legal drug)’이라고 표현한다. 수 많은 임상연구 결과, 음악이 운동을 하는 동안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하며, 운동 능력을 20%나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음악으로 선수의 기량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연구한 그는 다양한 국제 스포츠 단체와 프로 선수들의 컨설턴트로도 활약 중이다.
음악을 운동에 접목시킬 때 컨설턴트가 주로 하는 일은 각 운동 선수의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고, 운동 강도 단계마다 서로 다른 템포의 적합한 음악을 선곡하고, 평소 운동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리듬을 루틴화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루틴(routine)은 운동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하는 일련의 반복된 의식 혹은 습관적 행위를 말한다.
음악이 환자를 위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 2차 세계대전 이후라는 이야기는 이미 [퓨처잡] ‘음악으로 스타일을 설계하는 뮤직 컨시어지’ 편에서도 다루었다. 음악 치료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지 약 70년이 지났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뮤직 테라피스트 또는 음악 치료사가 전문가로서 활동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아 취업이 쉽지 않다. 그리고 음악 치료사라고 하면 장애인 기관이나 노인 요양원에서 환자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노래하며 율동하는 모습만 상상한다.
미국에서 뮤직 테라피스트는 평균 연봉 7,000만원 이상을 받는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고, 캐나다에서는 뮤직 테라피가 상황에 따라 보험회사에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항목으로 지정될 만큼 의학적 치료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는 뮤직 테라피가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 외에도 일반인의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등에도 사용되어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뮤직 테라피스트인 Kalani Das의 원래 직업은 드럼 연주자였다. 뉴에이지 음악의 거장 Yanni를 비롯한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화려한 경력을 가졌다. 현재는 LA에서 중독, 발달장애, 외상성 뇌 손상, 노화 관련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음악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드럼 연주자였던 그는 악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도 쉽게 리듬을 탈 수 있는 북(drum)을 이용하여 환자들이 치료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 나아가 스트레스에 찌든 일반인들도 악기와 리듬으로 힐링될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것은 모험이 따르는 일이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하는 일에 뮤직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을 접목해 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스포츠에 음악을 접목시키고, 드럼 연주자가 같은 타악기인 북으로 현대인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뮤직 테라피스트가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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