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 미래 농업 "수직농장"
미래 농업 형태인 수직농장(vertical farm)에 대한 연구는 약 10년 정도 되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직농법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 팜 기술을 이용하여 도시의 좁은 공간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태양 대신 LED 조명을 이용해 각 작물에 이상적인 스펙트럼과 최적화된 양의 빛을 제공하여 재배합니다. 어떤 식물에는 푸른 빛을 또 어떤 식물에는 붉은 빛을 사용하는데, 이렇게 자란 작물은 태양에서 자란 것보다 더 좋은 맛을 낸다고 합니다.
케일과 같은 녹색잎 채소뿐 아니라 토마토, 딸기, 오이 등도 재배가 가능합니다.
수직농법이 미래형 농업으로 불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환경 친화적 농법입니다. 일반 토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할 때와 비교했을 때 토지 사용 면적을 99% 줄일 수 있고, 농업용수의 95%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둘째, 건강 친화적 농법입니다. 실내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병충해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충해에 강한 GMO를 사용하지 않고 농약 살포도 필요 없습니다. 종자부터 매장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할 수 있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세척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작물들은 마트에서 유기농 작물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습니다.
셋째, 생산량을 증가시킵니다. 실내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장마, 가뭄과 같은 기상 악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없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 조절로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1년 내내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1년 다모작이 가능합니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로 식량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직농업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농장에서 마트까지의 유통비용 및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도심에 농장이 있기 때문에 멀리 이동하지 않고 마트에 유통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소비자는 신선한 농작물을 만날 수 있으니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지구환경 모두에게 유익한 셈이죠.
미국에서는 Plenty, Bowery, Aerofarms, 80 Acres Farm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수직농법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Plenty는 소프트뱅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전 회장 에릭 슈미트 등 거물급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입니다.
Plenty가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테크를 이용해 보다 자동화되었다는 점입니다. 로봇이 묘목을 심고, 화분은 벽을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는가 하면, 로봇 팔로 화분 기둥을 통째로 360도 회전시키기도 합니다. 작물이 다 자라면 기계가 자동으로 수확합니다. 전 과정의 자동화로 사람의 일손을 대폭 줄였다는 것이 다른 회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젊은이들이 농사 일을 기피하는 이유는 육체 노동은 고된데 비해 그만큼의 보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부가가치가 높은 수직농법을 활용한 ‘도시 농부’는 멋진 직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hoto copyright. Plenty, Bowery, Aerofar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