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는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코를 일부러 낮추러 오는 분들이 계신다.
10년 전에는 20대였는데 코를 높였다가 다시 낮추러 온 여성분이 기억이 난다.
"고객님 코 모양 괜찮고 예쁘신데요?"
"그렇긴 하죠, 그래도 낮추고 싶어요. 조금 더 말랑하게 안될까요?"
"힘들게 수술한 코를 굳이 왜 낮추려고 하실까요?"
"다섯 살 된 아이가 있는데 아이의 머리와
코가 자꾸 부딪쳐서 아파요.
수술한 코라서 그런 것 같아요.
아이를 자주 안아주고 싶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네요, 예쁜 엄마 보다요."
아!!!
코끝보다 더 높은 모성애 때문이었다.
코끝을 낮추고 복원을 하면 과거처럼
완전히 말랑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것보다는 훨씬 유연해질 수 있다.
이 아이 어머니는 코를 낮추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아이를 아마 실컷 안아주고 계실 것이다.
처음부터 피부가 못 버틸 정도라고 하면 코끝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다시 낮추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코끝 높이에 대한 욕망은 영구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성형외과의사이지만
높은 코끝을 고집하는 고객님들이 초보시절에는
낯설어 보였다.
그러한 편견을 깨 주게 된 경험이었다.
코끝의 높이를 조화롭게 결정하려면
이마와 미간, 콧대의 높이와 턱 끝 입술
그리고 코끝의 높이와 코의 날개부분 높이
코의 기둥과 인중사이의 각도 등등을 고려해야한다.
이렇게 고려할 기준이 30가지 정도! 이것은 또한
얼굴이 오목한가, 평면인가, 볼록한가로 나뉘게 된다.
계속 이런식으로 세분화하면 1000가지 경우의 수가 넘는다.
그래서 의사의 제안은 매우 우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끝만큼은 좀더 올리고 싶어들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