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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퓨처플레이 FuturePlay Dec 16. 2021

원격 의료 스타트업, 규제를 어떻게 이겨내고 계신가요?

휴이노 길영준 대표 인터뷰 


디지털 헬스케어는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다 줄까요? 지난 12월 2일 퓨처플레이 'FutureMap Ep2 디지털 헬스케어' 웨비나가 개최되던 날 휴이노 길영준 대표님께서 퓨처플레이스를 방문해 주셨습니다. 원격 의료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나눠주셨는데요. 휴이노 길영준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Q. 휴이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A. 휴이노는 심전도 측정 웨어러블 기기와 AI 기반의 심장질환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심전도와 관련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 준비가 된 상태인데요.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시계형 타입과 가슴에 부착하는 패치형 타입의 제품, 그리고 측정된 심전도를 좀 더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인공지능 분석 솔루션까지 제품으로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Q. 휴이노의 사업 분야인 '원격 의료'는 규제가 강력하게 적용이 되는 분야인데요. 코로나19 전후로 휴이노의 사업 방향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나요? 


A. 코로나19 이전에는 '원격'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기어로 인식될 정도였습니다. 저희는 스마트 의료, 비대면 의료, 그리고 원격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었는데요.  2년 전부터는 원격 의료 내의 '원격 모니터링'이라는 섹션에 도전했고, 관련한 법령도 규제 샌드박스로 타계하면서 합법화 및 법령 재정비 과정들을 거쳐왔습니다. 



Q. 원격 의료에 대한 규제는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이 조금 더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한국의 현재 원격 의료 관련 규제 개혁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온 상태인가요?



A. 한마디로 말하면 아직 개혁이 안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빗장에 문이 잠겨 있는 상태이죠. 원격 의료라 함은 진료와 처방이 포함되어 있는 의료 행위인데 그 모든 걸 원격에서 한다는 의미이거든요. 즉 환자와 의사가 대면하지 않고 환자의 병을 진단, 진단한 병명을 토대로 처방까지 하는 것이 원격 의료의 전체 비즈니스 모델의 플로우인데요.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현재 유일하게 원격 의료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 원양어선입니다. 원양어선이 출항을 하게 되면 배 위에서는 의료 행위를 받을 수 없으니 원격 의료가 허용된다라는 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상 오랜 시간 동안 원양어선을 타고 진료를 나갈 의사의 수요가 많지 않으니, 유명무실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병원들에 원격 의료가 도입되려면 아직은 이제 초입의 단계에 들어서지도 못했다고 할 수 있죠. 




Q. 휴이노는 규제의 벽을 허물기 위해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해오셨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예정이신가요?


A. 말씀드렸다시피 원격 의료는 진단과 처방이 포함되어 있는 영역입니다. 저희는 플랫폼과 시스템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었는데, 진입장벽이 높다라고요. 그래서 2018년부터 진단과 처방을 덜어낸 '원격 모니터링'이라는 영역으로 처음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즉 환자가 집이나 사무실에서 데이터를 측정하고 원격지에 있는 의사한테 전송하면 의사가 모니터링해서 위급 상황일 경우 전화나 카톡, 문자 등을 이용해서 내원 안내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이었죠. 2019년도 2월에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로 1호로 지정이 됐습니다. 


원격 의료가 시작되면 환자들이 전부 3차 병원에 있는 명의에게 진료 상담이 몰릴 것이라는 오해가 많습니다. 그런데 3차 병원에서는 환자가 몰리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일반 감기 환자 같은 경우는 3차 병원에서는 다시 1차 병원으로 transfer해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요. 지금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오는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입장인 것이죠. 


이를 분산할 수 있는 툴, 플랫폼을 고대 안암 병원에서 사용해 볼 수 있는 실증 특례를 받았고 실제로 해보니 기존의 전통적인 대면 진료에서 사용하는 툴보다도 진단률이 훨씬 높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너무 높았습니다. 때문에 실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만들었던 당국에서도 국무조정실에서 법령을 재정비해서 가능하도록 만들자라고 해서 보건복지부 협조 그 다음에 과기부, 해안부 등 각 부처의 도움을 받아서 법령이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먼저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2020년 3월 24일에 휴이노가 제출한 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모든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이제 법령을 배포해 주셨고요. 




Q. 만약 법적인 부분이 해결이 된다면 국내 의료 시장에서 원격 의료 사업의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A. 기술적인 준비를 하려면 너무 큰 문제들이 대단히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국내에서는 원격 의료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은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는데요. 의료 정보, 의료 데이터들은 보건복지부에 고지하기를 지금은 클라우드 사업자는 한국에 센터가 있어야 하고요. 예를 들어서 이제 뭐 aws나 구글 클라우드는 최근에 서울에 데이터 센터가 생겼습니다. 근데 데이터 센터가 없는 사업자들의 플랫폼들은 못 쓰도록 정부는 가이드하고 있어요. 또한, 보건복지부는 의료 정보이다 보니 보안 수준을 대단히 높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고 그 높은 보안 수준을 맞출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장이 또 몇 되지를 않습니다. 그걸 어디가 되어 있고 어디가 안 되어 있는지 찾아야 하고, 그 업체들의 도움을 받아서 보안 수준에 맞는 데이터 스트럭처를 짜서 개발을 거기 위에서 올려서 해야 하는데요. 


이것을 간과하고 엄한 곳에서 아키텍처를 올려서 만든 다음에 식약처 인증이나 사업을 해보겠다고 보고 지금 들이대면 다시 무너뜨리고 이 플랫폼에 맞는 형태의 클라우드 사업자 베이스에 다시 아키텍처를 올려야 되는 불행한 상황이 생기는 거죠. 그 불행한 상황을 저희는 겪었고요. 기술적인 문제에서는 법령이나 복지부 가이드라인에 제공하고 있는 보안 수준 등이 있어요. 그걸 보고 어디를 해야겠다, 어디를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걸 미리 좀 고민해서 플랫폼을 정하시는 게 맞는 것 같고요. 


더 나아가서는 보안이 제일 첫 번째 이슈에요. 저희가 실증 특례를 하면서 원격 모니터링 법령들이 다 소관 부서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힘으로 부처들을 만나러 다니고 여쭙고 질의하고 하는 것들이 너무 큰 노동이에요. 사실은 불가능한 일이죠. 저희가 규제 센드박스 들어간 이유도 국무조정실에서 이걸 다 조정해 주시는 하나의 앵커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 사실 협조를 얻어서 조금 더 빠르게 의사결정이 되었던 것이죠.



Q.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대중들에게는 어쩌면 아직은 낯선 분야일 수도 있는데요. 환자들이 실제 이 디지털 치료기기 원격 의료,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인식이 어떤 상황인가요?


A. 엔드 유저(End-User)가 누구이냐를 이해해야 될 것 같아요. 디지털 치료제의 원격의료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환자들이 엔드 유저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는 않아요. 의사가 엔드 유저죠. 디지털 치료기기, 원격 의료가 안전, 편리하고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데이터 기반으로 증명한 뒤 의사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Q. 앞으로 원격 의료 시장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요?



A. 전 세계는 이미 미친 듯이 산업이 달려가고 있죠. 지금 보세요. 2차 전지와 자율 주행이 산업 미친 듯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미친 듯한 속도로 돈이 모이고 있는 섹터잖아요. 감히 말씀드리면 자율주행, 2차 전지, 전기차 이런 산업에 비해서 디지털 헬스케어는 10배 이상 큰 인더스트예요. 글로벌 시장은 앞으로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매년 성장률이 커질 거고 거기에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유니콘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아직 한국은 빗장이 걸어 잠겨 있기 때문에 산업의 활성화나 자금의 유입, 기술의 집약들이 조금 더 뒤에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10년 이상 걸릴 것 같다라는 생각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이어나가고 싶다면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버틸 건지에 대한 구상을 잘 하시고 기회를 보아야 합니다. 좋은 투자자들을 잘 설득해서 나를 10년 살려놓으면 10년 뒤에 우리가 빗장이 풀렸을 때 1번으로 나가는 회사가 될 거야 라고 얘기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지금부터 준비해도 되죠. 


저희는 2013년부터 창업을 시작하려고 준비를 했지만 그때는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단어가 없을 때였었어요. 전체 의료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을 보고 시작했고 미국에서 한 3, 4년을 시도하면서 거기에서 인사이트를 많이 얻은 편이었죠. 사실 그때 당시에는 이 시장의 어려움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때는 너무 무지했고 아무것도 잘 모르는 채 설득을 하러 다녔던 과정이어서 사실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제 그 고단했던 과정들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고 점점 알면 알수록 이제 힘이 빠지는 이 과정들이 있긴 했는데 그때 다행히 이제 또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었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계속 이 분야에 몸을 담고자 창업을 했던 거고, 앞으로 25년 동안 이 일을 계속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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