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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아르 Aug 25. 2020

GTD 2.0 #7 - 포착과 수집

GTD 2.0 따라잡기

1. 포착/수집 (Capture)

2. 명확화 (Clarify)

3. 정리 (Organize)

4. 반영 (Reflect)

5. 착수 (Engage)


GTD 프로세스의 시작은 '포착하기(Capture)'입니다. 이전에는 수집하기(Collect)라고 불렀었죠. 사실 '포착'이 더 바탕에 깔린 아이디어에 더 적합한 말이긴 하지만, '수집'이 더 쉽게 다가오긴 합니다. 물리적 영역에서는 수집이 더 어울리죠. 그래서 '포착'과 '수집'을 섞어서 사용하거나 같은 개념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마음을 쓰게 만드는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들을 찾습니다. "제 자리에 있지 않은" 모든 것을 모으는 작업입니다. 갚지 않은 청구서나 답장해야 하는 이메일, 봐야 할 영화 등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알렌은 이를 "열린 고리 (Open Loop)"라 표현했습니다.


포착의 영역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편지, 책, 인쇄물 등 물리적 영역, 2) 처리하지 않은 e-mail 등 디지털의 영역, 3) 머릿속에 담겨 있는 해야 하는 일등 정신적 영역입니다. 경우에 따라 이 세 가지 중 어디에 속할지 명확하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세 영역을 하나씩 흝어보면 거의 대부분의 열린 고리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포착하고 수집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만, 물리적 영역을 먼저 살펴본 후 디지털과 정신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효과적입니다. 알렌도 책에서 이 순서를 추천합니다.  


1. 물리적 영역의 포착/수집


이 단계의 목적은 정리되지 않은 모든 것들을 수집함(Inbox)에 넣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수집함이 필요하겠죠. 이에 대해서는 #6 - 준비하기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제 경우는 가장 큰 서랍을 하나 정해 수집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NBOX"라 레이블을 붙여놓고요. 생활공간이 회사와 집이다 보니 각각 하나씩 수집함을 만들어놨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편하게 쓸 수 있는 백지를 준비합니다. 프린트 용지면 충분합니다. 이면지도 괜찮습니다. 


준비가 되었으면, 수집을 시작합니다. 책상 위부터 시작해서 구석구석 뒤지며 "제 자리에 있지 않은" 물건들을 모읍니다. 주로 여기저기 널려있는 서류들이 주 대상이 되겠죠. 그 외 책상 구석에 쌓여있는 CD나 벽에 꽂아놨던 (작년에 마친) 프로젝트의 계획 표등도 수집의 대상입니다. 쓰레기통이나 리사이클 통을 옆에 가져다 놓는 것이 좋습니다. 수집하면서 버려도 되겠다고 싶은 것은 다 버리는 게 낫기 때문입니다. 


이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확실히 버려도 되는 것 이외에는 수집만 하지, 처리를 하면 안 됩니다.  사람 심리가 수집하면서 바로 처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구분이 안되어 수집을 하면서 '어 이거 잊어버리고 있었네'하면서 처리를 하곤 했습니다. 혹은 '아 이런 것도 있었네'하며 한참 들여다보며 추억에 젖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많이 걸렸죠. 알렌은 꼭 필요한 것 아니면, 수집만 하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 급한 일이 생각났으면 백지에 할 일을 적어서 수집함에 넣고 다음 물건을 수집합니다. 


어떤 물건은 너무 크거나 움직이기 힘들어서 수집함에 넣을 수 없습니다. 그럴 때는 대신 종이에 적어서 수집함에 넣으면 됩니다. "안 쓰는 모니터" 이렇게요. 또 수집함이 작아 다 넣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 수집할 때 그럴 수 있죠. 이때는 구분만 명확히 되게 해서 수집함 주변에 쌓아놓으면 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수집을 한 번에 끝내기는 불가능합니다. 집과 회사만 봐도 시간 차이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저는 회사 먼저 수집을 하고 집에 와서 수집을 했습니다. 


2. 디지털 영역의 포착/수집


디지털 영역의 대표적인 대상은 이메일이죠. 많이들 사용하는 지메일이나 아웃룩의 경우 메일이 도착하면 우선 Inbox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따로 포착/수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박스에 읽지 않은 메일을 잔뜩 쌓아놓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심한 경우는 천 자리 혹은 만 자리의 이메일을 열어보지도 않는 사람도 봤습니다. 다음 단계에서 이야기하겠지만, GTD를 잘 활용하면 Inbox Zero 즉 인박스 옆 숫자를 0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규칙을 만들어 이메일을 자동으로 특정 폴더에 옮겨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GTD 원칙에는 맞지 않습니다. GTD를 일관성 있게 적용하려면 하나의 수집함만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전에 사용하던 아웃룩의 규칙을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요즘은 문서를 스캔해서 보관을 많이 합니다. 이 경우에도 GTD의 원칙을 적용해 스캔된 파일이 수집함 폴더에 저장되도록 하면 좋습니다. 또 하드 디스크 여기저기에 정리되지 않은 많은 파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진 파일이나 동영상도 많겠지요. Downloads 폴더에도 꽤 많은 파일이 있을 겁니다. 이럴 때는 Inbox라는 이름의 폴더를 만들어 일단 모두 옮깁니다. 이미 정리되어 있는 파일들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때는 기존의 정리 방법을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도 있는데, 제 경험상 처음에는 욕심을 버리고 간단하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정신적 영역의 포착/수집 (생각 비우기 - Mind Sweep)


다음에는 머릿속에 담겨 있는 열린 고리들을 포착하고 수집합니다. 몇 년 동안 마음에 담고 있는 장기계획부터 오늘 써야 할 상황보고서까지 다 기록합니다. 목적은 머릿속에 담긴 어떤 생각이든 완전히 비우게 빗자루질을 하며 그 생각을 어딘가에 적어놓는 겁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후 GTD를 구현할 도구를 정하고 수집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좋은 도구들이 나왔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Things 3도 좋고 OmniFocus나 Todoist 등 많은 앱이 있습니다. 혹은 에버노트나 노션을 사용해 GTD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 글을 보니 저는 처음에 아웃룩+팜을 사용했더군요.) 어떤 도구든 사용 가능합니다.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고 편하게 카테고리를 관리할 수 있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GTD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이 크게 들거나 적게 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제가 왜 Things 3을 사용하는지 자세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무작정 머릿속에 담은 것을 적어내려 하면 쉽지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고, 또 몇십 개 적었다고 해서 다 수집을 했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이때 "고려할 사항 목록(Trigger List)"가 유용합니다. 알렌은 책에서 다양한 고려할 항목을 제시합니다. 저는 고려해야 할 항목들을 마인드맵으로 만들어 관리합니다. 지금 사용하는 Trigger List는 아래와 같습니다.  



처음 '머리 비우기'를 한 때가 생각납니다. 머릿속에 담겨있는 열린 고리들을 적다 보니 끝이 없었습니다. 다 세어보니 182개가 적혀있더군요.  


4. 주간 포착 (Weekly Capture)


지금까지 포착/수집을 처음 적용할 때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포착 단계에서 매번 이 정도의 노력을 기울일 수는 없지요. 또 아무리 노력을 기울인다고 완벽한 포착은 불가능합니다. 포착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합니다. 


포착을 얼마나 자주 할지는 경우마다 다릅니다만 크게 주도적인 포착과 수동적인 포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이메일이 오거나 전화를 받거나 일이 주어지면 이를 포착해 기록을 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수동적인 포착이지요. 이는 매일 매 순간 발생합니다. 


나아가 능동적 포착이 필요합니다. 알렌은 반영(Reflect) 단계에서 주간 리뷰를 하기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리뷰라는 단어는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단지 반영 단계뿐 아니라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포착부터 전 단계를 거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주간 리뷰보다 '주간 포착'을 제안합니다. 위에서 제시한 '고려 사항 목록'을 사용해 머릿속에 남겨진 '열린 고리'는 없는지 점검합니다. 처리 안된 이메일은 없는지, 책상에 널려진 서류는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처음 포착/수집에 얼마나 큰 노력을 들였든지 상관없이 정기적 포착 단계가 없다면 그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립니다.  

    

5. 여러 관점의 포착 (Perspective Capture)


GTD 2.0이 첫 버전과 중요한 다른 점은 포착 단계에서 #3 - 제어와 관점에서 설명된 제어와 함께 여러 관점에서의 포착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5 - GTD in Nutshell [2]에서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다음 할 일 - 프로젝트 - 관심 영역 및 역할 - 목적과 목표 - 비전 - 의미와 원칙. 이 다양한 높이의 여러 관점에서 열린 고리를 포착하고 기록합니다. 위에서 제시한 '주간 포착'을 기본으로 일정 간격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포착하면 도움이 됩니다. GTD 2.0이 이전의 Bottom-up 접근방법을 넘어서 Bottom-to-Top으로 진화했다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자세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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