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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아르 Aug 23. 2020

GTD 2.0 - #6. 준비하기

GTD 2.0 따라잡기

#1. 왜 GTD인가?

#2. GTD의 성공과 진화

#3. 두 개의 축: 제어와 관점

#4. GTD in a Nutshell [1]

#5. GTD in a Nutshell [2]


GTD를 구현하기 위해서 준비 작업이 필요합니다. 도구도 필요하고, 어떤 툴을 사용해 관리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설명했듯이 GTD는 프로세스이자 접근방법입니다. 사용해야 하는 툴이나 방식에 정해져 있는 규칙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합니다. 개인마다 선택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시한 아래의 방법은 참고용일 뿐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제가 구현한 방법을 예로써 들까 합니다. 


우선 저장 장치가 필요합니다. 저장 장치는 서류 등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관하는 것과, 다음에 해야 할 일등 비 물리적인 것을 저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1. 수집함 


수집함은 GTD의 출발점입니다. 첫 단계인 '포착' 혹은 '수집’에서 모든 ‘열린 고리’를 수집함에 넣으며 GTD 프로세스가 시작됩니다. 요즘은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열린 고리’가 존재하는 영역도 다양해졌습니다. 빠짐없이 수집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활하는 영역을 파악하고, 각 영역에 맞는 수집함을 만들어야 합니다. 


일단 서류 등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겠지요. 저는 회사와 집에 하나씩 큰 서랍 하나를 골라서 INBOX라고 적어놨습니다. (레이블은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이 뒤에 나옵니다.) 그리고 모든 처리 안된 문서를 여기에 집어넣습니다. 가족들도 다 알고 있기에, 편지가 오면 바로 이 박스에 넣습니다. 제자리에 있지 않다 생각되는 물건들도 일단 여기에 넣어놓지요. 


머릿속에 담긴 열린 고리를 기록할 수집함도 필요합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종이에 적거나 디지털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알렌은 빈 종이에 생각나는 할 일을 하나씩 적어 수집함에 집어넣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종이가 아깝긴 합니다만 분명 효과는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지 상관은 없습니다. 줄 쳐진 공책도 좋고, 몰스킨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GTD 전체 프로세스를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디지털의 장점이 있습니다. 


이메일의 경우, 이메일 프로그램 자체가 수집함이 됩니다. 알렌도 이메일은 그대로 놔두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이메일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짐에 따라, 이메일만을 사용해 GTD를 구현하는 GTDer들도 있습니다. 많이들 사용하는 Gmail이나 아웃룩에서 GTD 구현하는 방법은 검색하면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2. 정리 후 저장 공간


수집된 열린 고리들을 명확히 하고 정리한 후 그 결과를 저장합니다. 명확화 단계에서 큰 분류가 되고 이후 정리하면서 더 세분화됩니다. 그리고 나면 이 결과를 어딘가에 저장해야 합니다. 


이후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명확화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쓰레기통, 참조(reference), 언젠가(Someday/Maybe), 위임 (Delegate), 달력, 그리고 다음 행동 목록 등입니다. 그리고 정리(Organize) 단계를 거치고 나면, 위임된 항목들은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Waiting For" 카테고리로 분류가 됩니다, 또 다음 행동 목록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서 관리가 됩니다. (이해가 아직 안되시죠? 다음이나 그다음에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를 종합하면 크게 다음의 세 가지 저장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이후 참조를 위한 것들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 (예. 서류함) 

2. 날자가 중요한 항목들을 기입할 달력 

3. 카테고리로 목록을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는 도구 


추가로  알렌이 제안하는 43 Folder라고 불리는 Tickler File이 있습니다. 


2.1. 참조 항목 보관 공간 


당장 행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참고로 사용할 항목들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쉽게 서류함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서류나 작은 물건의 경우 종이 폴더가 좋습니다. 항목별로 종이 폴더를 하나씩 만들어서 가나다순(혹은 알파벳순)으로 정리해 보관하는 겁니다. 종이 폴더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동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재배치도 쉽고요. 폴더에 레이블을 붙여서 쓰면 보기도 좋습니다. 저는 아래 사진처럼 행어에 걸린 폴더를 씁니다. 처음 작업할 때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해놓고 나니 뿌듯하더군요. 이 시스템은 십 년 넘게 큰 변화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문서 스캔이 쉽게 되기에 디지털 형태로 저장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실물을 눈에 볼 때의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부피를 차지하니까요. 목적은 “필요할 때 최소한의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2.2. 달력 


달력은 날자에 따라 실행해야 하는 중요한 일을 기록하는 곳입니다. 알렌은 달력을 ‘신성한’ 장소로 여기라고 제안합니다. 달력에는 꼭 시간과 날자가 중요한 항목만 적습니다. 그리고 달력에 기록한 일은 어떻게든 그 날 그 시간에 처리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시스템이 흐트러진다고요. 그 말에 동의합니다.


참고로 GTD의 바탕에 깔려있는 철학 중의 하나가 각 도구의 목적을 분명히 해서 그 목적을 철저히 지키는 것입니다. 만들어만 놓고 지키지 않는다면, 어느새 머릿속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따로 ‘열린 고리’들을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GTD의 목적에 위배가 되지요. 시스템을 만드는 의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종이 달력이나 전자 달력 모두 좋습니다. 편리성으로는 디지털 툴이 좋은데 아무 흔적 없이 미루기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알렌의 철학 그대로 따른다면 탁상용 종이 달력이 좋아 보입니다. 


2.3. 목록 관리 도구 


이 도구가 GTD 구현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카테고리별로 목록을 관리할 수 있는 두구라면 뭐든 좋습니다. '흑묘백묘'라고 할까요? 프로세스를 구현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우선 아날로그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종이 플래너를 사용해도 되고, 몰스킨처럼 단순한 노트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디지털 도구가 났습니다. 행동을 관리하다 보면, 진행상황에 따라, 카테고리가 달라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 회사 찾기”라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항목이 “아무개에게 자문 구하기”라고 한다면, 이 행동은 처음에는 Call 카테고리에 있다가 전화를 하고 나면 답이 올 때까지 “Waiting For”에 있게 되고, 답을 받고 나면 내용을 “투자회사 어카운트 만들기”로 수정해서 “@OnLine” 카테고리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생각할 때 상황에 따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도구가 더 맞지요. 


GTD를 구현하는 앱은 무수히 많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데로 지메일이나 아웃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나 노션도 좋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Things를 사용해왔습니다. 이후 도구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2.4. Tickler File (일명 43 폴더) 


예를 들어 크레디트 카드 청구서가 왔습니다. 날자를 보니 아직 3주가량 시간이 있습니다.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달력에 가서 해당일에 “XX 카드 지급”이라 적습니다. 그리고 청구서는 서류함의 해당 폴더에 보관합니다. 이 방식에 문제는 없습니다만 이중으로 관리한다는 “아주 작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알렌은 달력의 개념과 서류함의 개념을 조합해 이 경우에 효과적인 ‘43 폴더’라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43 폴더는 월별 12개의 일별 31개의 폴더로 되어 있습니다. 그림을 참조하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앞에 말한 카드를 5월 3일 날 지급해야 한다면, 5월 3일이 오늘부터 한 달 내에 있다면 3일 폴더에 청구서를 넣습니다. 한 달 이상 남아있다면 5월에 넣으면 되고요. 매일 그날에 해당하는 폴더를 열어보고 뭔가 있다면 처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 폴더를 다음 달, 바로 전 날자의 폴더 다음에 넣습니다. 13일 폴더를 처리했다면 12일 다음으로 이동하는 것이지요. 이 방법으로 항상 오늘 기준 앞으로 한 달만큼의 일별 폴더가 있는 것입니다. 매달 첫날이 되면 해당 달의 폴더를 열어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처리합니다. 


43 폴더는 종이를 된 서류나 편지를 많이 다루어야 하는 경우 상당히 유용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디지털이 대세인 경우에는 맞지 않습니다. 대신 이 43 폴더를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이들 사용하는 트렐로(Trello)에서 43 폴더를 구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3.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들 


포착 혹은 수집은 쉽게 말해 기록입니다. 열린 고리를 기록하는데 도와주는 도구는 모두 유용하지요. 예를 들어 포스트잇, 메모수첩, 문자 등 다양한 도구가 있습니다. 제 아내는 뭔가 기억할 일이 있으면 저에게 카톡을 보냅니다. 이메일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수집함이자 수집 도구입니다. 


운전을 많이 하시는 분은 소형 녹음기(혹은 스마트폰의 녹음 앱)도 유용합니다. 저도 차 안에 조그만 디지털 녹음기를 놔둡니다. 옆자리에 놔두고 생각날 때마다 녹음을 합니다. 그리고 회사나 집에 도착해서 듣고 처리합니다.  


위에서 종이 폴더를 언급했는데 여기에 레이블을 붙이는 레이블러도 적극 추천합니다. 일이 즐거우면 좋지요. 레이블러를 사용해 레이블을 만들어 붙이면서 알렌이 fun factor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정리하는 게 즐겁더군요. 손으로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깨끗이 정리가 되어 있기에 보기 좋기도 하고요.


이외에도 서류 이외의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서랍장도 도움이 됩니다. 할 일이라는 게 꼭 서류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때 서랍마다 레이블을 붙여 구분하면 좋습니다.


좋은 도구가 있다고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포착이나 정리를 위해 투자를 하기를 추천합니다. 투자를 통해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아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몇만 원 들여 구입한 휴대용 녹음기로 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그 비용은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으니까요.  


4. 그리고 또 하나


GTD를 위해 가장 중요한 준비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제 경우, GTD를 처음 구현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그래도 100% 구현했다고 할 수도 없었고요. 회사와 집에 있는 서류 다 모아 폴더 만들어 정리하는 데만 열 시간은 넘게 걸렸을 겁니다.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을 기록하고, 분류하는 것도 오래 걸렸고요. 솔직히 이것만 하는데도 지칩니다. 하다가 중간에 멈추지 않으려면 끈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 정리하고 나니까 스스로 대견합니다. 아직 실행이라는 단계가 남았지만, 조금은 더 나아졌다는 기분이 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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