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쉐아르 Feb 21. 2017

<함께 걷는 순례자>

예수가 가르친 진리를 살아가는 길

신앙에 대해 고민할수록, 과연 기독교의 믿음이 무엇일까 질문하게 됩니다. 전통에 의해 정해진 교리를 외우며 이에 동의하면 신앙인이고 아니면 비신앙인라는 골라내기가 신앙은 아닐 겁니다. 동성애나 이슬람과 같이 외부의 적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며 실력행사를 하는 건 더욱 아니고요.


신앙은 예수가 말한 진리를 살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원리라고 할까요. 중동 지역의 한 민족의 신앙을 가지고 와 내 삶에 적용하는 이 행위는 어찌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일입니다. 2000년 전에 살았던 예수라는 인물을 주님이라 고백하는 내 모습이 어떤 이에게는 정신병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의 삶이 좋고 그분의 말씀이 진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 살아갈 때 나와 우리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고 믿습니다.


<함께 걷는 순례자>를 쓴 이훈 목사님은 제가 출석하는 보스턴 온누리 교회를 맡고 계십니다. 저에게 큰 영향을 준 분입니다.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목적에 따라 그릇된 가르침을 전합니다. 또 어떤 이는 말을 옳은 듯 하지만 그와 상관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런 가르침에는 감동이 없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최소한 말과 행동이 일치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진정한 감동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공동체 생활을 했고, 친 아들 이외 네 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며, 평생 다른 이를 섬기며 살아온 삶이 뒷받침된 설교는 화려하지는 않아도 참된 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깊은 성찰에 기반한 논리 정연함도 있습니다. 평생 동안 이훈 목사님의 삶을 이끌었던 철학이 이 책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읽다 보면 목사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음성지원이라고 할까요.


크리스천이 고지를 점령해 큰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고, 하지만 낮은 곳에 처해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아닙니다. 낮은 곳에 처해도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게 예수의 길입니다. 힘이 있어도 겸손한 것에 그치지 않고, 가지고 있는 힘을 계속해서 내려놓는 것이 참다운 크리스천의 길입니다.


정착해 땅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순례하는 사람.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손을 펴는 사람. 비교와 경쟁을 멀리 하며 강함보다 약함을 추구하는 사람. 그런 순례자가 되라고 이 책은 이야기합니다.


전 같으면 "그렇게 살면 좋지. 하지만 현실과는 맞지 않잖아"라고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분을 보고 있으니까요.


목회자를 향한 제 태도가 기본적으로 비판적 지지입니다. 하지만 이 목사님에게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가까이할수록 더 존경하게 되는 목회자는 굉장히 드뭅니다. 이 목사님이 그런 분입니다. 실제로 순례자의 삶을 살으셨기에 그럴 겁니다. 


예수의 길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알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종교 전쟁: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