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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아르 Feb 24. 2017

<예수께로 가는 길>

예수가 걸어간 제3의 길을 따라가는 삶

"십자가의 길은 다릅니다. 나의 필요를 채우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의 필요를 알고 채우려는 길입니다. 내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길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길입니다." -p125


강대국의 지배를 오래 받아왔던 이스라엘은 다윗 시대의 영광을 되찾아줄 메시아를 기다립니다. 메시아를 자처하며 등장했던 자들이 있었지만 기대를 충족시켜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수가 등장합니다. 권위 있는 가르침과 놀라운 이적을 보며, 마침내 메시아가 나타났다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며 독립을 성취하지도 않았고, 종교 지도자들이 원하던 거룩함도 없었습니다. 그가 갔던 길은 사람들의 기대와 상식에 맞지 않은 전혀 다른 길입니다.


날이 갈수록 예수를 따르는 길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쉽게 선택하는 이 길이나 저 길이 아닌 그 사이의 가파르고 좁은 길을 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 스스로 제3의 길을 걸어갔기 때문입니다. 


<예수께로 가는 길>은 제가 출석하는 보스턴 온누리 교회를 담당하시는 이훈 목사님의 두 번째 책입니다. 첫 번째 책인 <함께 걷는 순례자>의 서평에 적었든 저에게 큰 영향을 주시는 분입니다. 이번 책은 설교집입니다. 보스턴에 부임한 2015년 설교 중 '예수를 따르는 길'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선택된 설교들입니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우리가 어떤 태도와 마음으로 예수를 따라야 하는가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따라야 할 예수의 길을 십자가의 길, 생명의 길, 진리의 길, 평화의 길, 용서의 길이라는 주제로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믿는 사람들의 모임인 교회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제시합니다. 


각 설교의 제목과 소주제를 읽어보는 것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옮겨봅니다. 두란노의 소개 페이지에 자세한 설명과 발췌문이 있습니다. 


1. 지나온 길, 가야 할 길  (출 19:1~6)

지난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라 | 가야 할 길을 바로 알라 | 오늘을 신실하게 살아가라 

2. 살아가는 이유 (빌 1:20~26)

자존심을 넘어서 | 내 안에 주님이 사시도록 |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해서

3. 부르심을 따라 (엡 4:1~6)

주님의 부르심, 하나 됨 | 하나 됨을 위해 주어진 은혜 | 우리의 책임, 힘써 지키는 것

4. 지극히 선한 마음으로 (롬 14:1~17)

하나님의 마음으로 크게 보라 | 주를 위해, 지극히 선한 마음으로 | 속 좁은 마음에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 하늘의 선물, 의와 평강과 희락        

5.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미 6:8)

공의에 맞게 행하라 | 긍휼을 사랑하라 | 청지기의 마음을 지키라

6. 십자가의 길 (고전 1:18~25)

이성의 길 | 믿음의 길 | 제3의 길, 십자가의 길

7. 생명의 길 (고후 2:14~16)

세상에 속하지 않은 채 세상을 살아가라 | 포기와 타협을 넘어서 | 하늘로부터 오는 생명의 기운 | 제3의 길, 생명의 길

8. 진리의 길 (눅 15:11~32)

자유를 추구하는 작은 아들 | 정의를 추구하는 큰 아들 | 제3의 길, 진리의 길 | 아버지가 없는 시대

9. 평화의 길 (사 11:5~9)

정복과 방어를 넘어서 | 갈등과 분쟁 속으로 | 힘이 아니라 자비와 사랑으로 | 가운데 서서 | 희생하는 마음으로

10. 용서의 길 (마 5:38~45)

지나가게 하시는 하나님 | 하나님의 형상 보여 주기 | 악을 이기는 유일한 길

11. 교회의 길 (요 17:15~23)

보내심을 받은 자로의 부르심 | 거룩함으로의 부르심 | 하나 됨으로의 부르심  


설교집이기에 설교를 듣듯 읽으면 빠르게 읽힙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문장을 곱씹어 보면 쉽게 나아가지 않습니다. 함축된 메시지가 던지는 도전이 크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포기하고 담을 쌓고 살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상과 타협하여 편하게 사는 것도 아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채 세상을 살아가라는 요구가 쉽게 따를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악에 대해 분노를 택하거나 한을 안고 살아가지 않고 용서함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보여주는 선택도 쉽게 취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모든 메시지에 수긍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악에 대한 분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분노를 넘어 용서함으로 악을 이기는 길이 예수가 걸어간 제3의 길임을 마음이 힘들지만 인정합니다. 잠깐씩 솟아오르는 반감은 예수가 걸어간 길이 아닌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제 인간적 습성 때문입니다. 상식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상식을 초월한 예수를 닮아가는 길은 지속적인 자기성찰과 훈련이 요구됩니다. 


신앙의 길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왜 좁은 문인지, 그리고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왜 가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맘에 들든 들지 않든,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길은 그 좁은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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