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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아르 May 21. 2017

<기독교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저자는 버지니아 사회학과 교수인 제임스 데이비슨 헌터입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애썼던 기독교의 노력을 돌아보며, 그 한계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사회변화를 이루어 내기 위한 새로운 신학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이 주제에 관해서 최근 가장 주목받은 책이라고 하네요. 다루는 내용이 방대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기에 자세히 요약을 하려 했으나 이미 잘 정리해주신 분이 있어 그 글을 소개함으로 정리를 대신하려 합니다.


‘기독교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 제1부 기독교와 세계변혁

‘기독교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 제2부 권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기독교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 제3부 새로운 도시 광장을 향해


참 좋은 책이지만, 읽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주제를 던지고 그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점과 상황을 찬찬히 구축하고 결론을 제시하는 방식이라 이야기가 어디로 가고 있나 계속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책의 70% 정도를 문제제기에 사용하고, 결론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신학의 제시는 간략합니다. 그럼에도 문제제기 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타락한 세상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기독교의 외침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기독교의 메시지 안에 근본적으로 담겨있다 할 수 있지요. 때에 따라 강조의 정도는 다릅니다. 한국 기독교도 세상 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던 적이 있었지요. "낮은 울타리"라는 잡지가 있었습니다. 사탄이 대중문화를 선택하였다며, 이에 대적하여 문화를 하나님의 뜻에 맞게 되돌려야 한다고 했었지요. 요즘도 박성업 같은 사이비가 활동하는 걸 보면 이 흐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악하므로, 혹은 거룩하지 않으므로 세상을 거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은 "~에 대한 방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로 기독교 우파, 혹은 보수 기독교가 취한 태도죠. 주류 한국 기독교의 시각이기도 하고요. 이와 달리 기독교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하기를 요구하는 "~에 대한 적합성"의 시각이 있습니다. 주로 기독교 좌파 혹은 진보 기독교가 취한 태도입니다. 제3의 시각도 있습니다. 세상의 권력이 그 자체로 악하다 생각하며 그로부터의 분리를 강조하는 "~로부터의 정결"의 시각입니다. 제 세례파의 태도입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존 요더를 비롯한 뛰어난 메노나이트 신학자 덕에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헌터는 세 가지 태도 모두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성향입니다. 기독교 우파나 좌파 모두 사회 변화를 정치를 통해 이루어내려 했고, 재세례파는 정치와 멀어짐으로 역시 정치에 영향을 주었다는 판단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기독 자유당이라는 떨거지들이 (좋은 말이 나오기 힘드네요. 읽는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홍준표를 지지한 사건이 하나의 예라 할 수 있지요.


헌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실한 현존"이라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신실한 현존은 예수가 성육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온 모습을 크리스천이 세상에 대해 따라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좋은 점이 있음을 우선 긍정하고, 그럼에도 그 안에 개선할 점이 있음을 인식하며 있는 곳에서 충실하게 제자의 삶을 살아감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자세입니다.


얼핏 보면 크리스천은 그리스도의 '편지' 혹은 '향기'라 했던 기존의 가르침과 별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탁월한 문제제기와 치밀한 자료의 제시를 이어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가 나와 약간 허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우리는 답을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최고의 방법입니다. 답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았기에 세상이 변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미국 기독교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 기독교의 모습을 보면 한심함과 안타까움이 교체합니다. 위에 소개한 서평에서 "저자는 '기독교는 세상과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사실 오늘 한국의 기독교는 세상의 변화는 고사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절박한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듯이, 지금의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어설픈 욕심보다 먼저 스스로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원하는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각자 생각은 다를지라도 크리스천이 이 세상 속에 살아가며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에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이 사명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또한 보다 더 횩과적인 실천 방안을 찾기 위해 헌터를 통해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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