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익 교수의 <다윈의 식탁>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다윈 이후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진화학자인 윌리엄 해밀턴의 장례식에 세계의 유수한 학자들이 모이고, 이를 계기로 현대 진화학의 큰 두 줄기인 도킨스 쪽과 굴드 쪽이 편을 나누어 논쟁을 한다는 가상의 상황을 다룹니다.
도킨스와 굴드 이외 진화학의 거장들이 등장해 자신의 핵심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논쟁을 합니다. 코스미데스, 핑커, 르원틴, 촘스키, 코인, 윌리엄스, 트리버스, 키처, 캐럴, 오야마, 엘드리지, 맥셰이, 라우프, 메이너드 스미스, 서트마리 등 진화학의 주요 학자는 다 등장하는 듯합니다. 이들의 가상 대화를 통해 현대 진화학의 쟁점은 무엇인지, 각 학자의 이론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진화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하려는 기대로 선택했는데, 진화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간단히 적혀있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책 한 권으로 진화학의 다양한 흐름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저자 장대익 교수는 공학을 공부하다, 과학철학으로 그리고 진화학으로 몇 번의 변화를 거친 분입니다. 지금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있습니다. 지난번 <종교전쟁>에서도 느꼈지만, 참 글을 잘 씁니다. 앞으로 탁월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진화학에 대한 큰 그림을 이해하고 싶은 분이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게다가 아주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