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전 이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다시 찾아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제가 미루는 습관이 심해져서입니다. 한창 블로깅할 때 자기계발에 관한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가진 대부분 문제에 대한 답을 제 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음... 이게 자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쓴 글을 읽으며 저를 위해 보완합니다.
시간 도둑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역시 '미루는 습관'입니다. 의욕을 가지고 일을 시작했는데 머리 한편에서 누군가 속삭입니다. '그거 꼭 오늘 해야 해? 그거 할 기분 아니잖아 지금." 그러면 급해 보이던 일이 내일 해도 되는 일로 바뀌지요. 그렇게 미룬다고 잊히지도 않습니다. 미루었다는 죄책감과 스트레스가 쌓이게 됩니다. 내일 되면 같은 패턴이 반복되지요.
어떤 일을 미루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닐 피오레의 'The Now Habit'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지금 바로 실행하라 나우'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피오레는 미루는 습관의 여러 이유를 제시하는데, 그중 크게 다가오는 원이으로 '일 자체가 재미없거나 하기 싫음',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일 자체가 재미없거나 하기 싫은 경우, 끝까지 미루는 게 보통 사람의 마음일 겁니다.
좋아하는 일이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밤새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는데 억지로 하려면 의지가 필요합니다. 의지는 체력과 같이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하기 싫은 일을 미루기가 쉽습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가능하다면) 남에게 떠 넘기는 겁입니다. 그런데 그러기가 쉽나요? 내가 하기 싫으면 대부분 남도 하기 싫어합니다. 미룰 수 없다면 꾹 참고 해야지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개구리를 먹어치워라" 하루를 개구리를 먹는 걸로 시작한다면, 그 이후는 더 즐거울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하기 싫었던 일을 마쳤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해치워버리는 겁니다.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하는 방법(힘든 일을 마치고 애니를 본다던가, 갖고 싶었던 책을 선물한다던가)도 좋습니다. 의지력이 약할 때는 기술과 주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캘린더의 활용은 필수입니다. (비록 지켜지지 않더라도) 캘린더에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세팅합니다. 알람도 울리게 하고요. 다른 사람이 연관되어 있다면, 미팅 약속을 잡고 주제가 무엇인지 미리 언질을 해버립니다.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스스로를 집어넣습니다.
둘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두려움을 직면하는 겁니다. 존 레넌이 자주 한 말이 있습니다. '절벽 끝에 다다랐으면 뛰어내려야지." 살면서 깨달은 교훈 하나는 내가 정말 피하고 싶은 일은 사라지지 않는 겁니다. 직면하기 위해서 계획이 필요합니다. 데이비드 알렌은 Getting Things Done에서 '일이 지척거리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아서'라고 지적합니다. 단계별로 할 일이 뭔지, 그리고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정의한다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어디에서 시작할지 모르는 경우 미적거리게 됩니다.
이 경우 해결책은 두 번째와 비슷합니다. 계획이 필요합니다. 너무 커서 망설여지는 큰 일을 조목조목 쪼개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면 실마리가 생깁니다. 믿을 수 있는 주위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보게 하지요. 그렇게 실마리가 보이면... 뭘 기다려요. 뛰어내려야죠.
그런데 이 모두를 포함하는 좋은 해결책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지금' 해버리는 겁니다. 저는 시간관리나 할 일 관리를 위해 여러 도구를 사용합니다. 이것저것 시도를 안 해본 게 없습니다. 하지만 미루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제 아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플래너니 뭐니 요란 떨지 않고 메모장 하나만 사용하지만, 미루는 일이 없습니다. 생각나면 미루지 않고 바로 해 버리기에 가능합니다. 피오레가 그의 책에서 강조하는 해결책이지요.
미루는 습관 때문에 고민한다면, 왜 그런지 원인을 생각해 보고, "지금"의 원칙을 적용해 보기 바랍니다. 작심삼일이 될 수 있지만, 확실히 효과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