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어도
어디든 가야 사는, 나는
남쪽의 크레타섬으로 지금 떠난다
붉은 벽돌 사이로
늙은 오후가 쏟아지면
테트리스 조각은 졸려서 서럽다
햇살이 맑게 펴진다 한들
무슨 소용이라
빛이 투명하게 춤을 춰도
당신에게 닿지 못하니
내 하루는 서걱서걱 또는
조각조각 썰어질 테다
그러니 집을 떠나자
소멸한 영혼들도 함께 챙기고
오후의 인사는 생략하자
허탈하더라도 너무 늦었으니까
공대생의 심야서재 글쓰기/시필사/감정 일기/독서/베껴 쓰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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