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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26. 2020

돼지가 국물(?)에 빠진 날.

점심시간이 되어도 메뉴 걱정을 하지 않는 편이다. 왜냐, 사장님의 지령을 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고로 난 선택할 수 없다. 선택하는 것을 따라야 할 뿐. 점심 메뉴 선택권조차 서랍에 콕 처박아 두고 바깥으로 나간다.


왜, 그러고 사냐? 하…

점심 메뉴조차 선택 못하는 내가 무슨 조르바의 자유를 외치고 사냐.

왜, 그러고 사냐? 하…2


그분의 선택은 아주 심플하다. 무엇이든 국물만 있으면 된다. '국'으로 시작하는 음식들, 국밥, 국물, 어쨌든 반드시 국(물)이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 나는 국물을 혐오한다. 그래서 심지어는 물조차 잘 안 마신다. (이건 거짓말이고…) 아무튼 난 국물이라면, 커피 외에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누군가 국밥 한 그릇 하실래요? 라거나 해장국, 순댓국, 곰탕 이런 거 먹을까요? 라고 하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팍팍 써 버린다. 멱살을 잡아 버릴까 보다.


나란 녀석, 표정관리가 잘 안되는 인간. 그래 안다. 내 약점이 표정 관리가 안 된다는 거, 알아도 고쳐지지 않는 걸 어떡하랴. 이렇게 생겨 먹은 인간인걸,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련다. 근데 가끔은 소심하게 일탈을 벌인다. 반항 정도는 아니고 저항쯤이라고 해두자. 참다, 참다 도저히 안 되면, 그때는 법인 카드를 탈취해버린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곧장 이동한다.


빵집(뚜? 빠)? 맥도널드, 이런 곳. 내 나이(?)와 아주 잘 어울리지 않는 햄버거 따위를 선택하는 거다. 그런 곳에 가면 마음이 평화로워 진다. 아주 행복해진다. 동그란 의자에 편안하게 누워? 아니 앉아서, 단팥빵, 또는 하얀 우유 식빵 덩어리를 한 손으로 조각조각 뜯어먹으며, 고상함 따위는 저 하늘로 날아 보낸다. 그리고 옆에는 아아가 들려있다. 완벽한 조합이 아닌가. 아아 한 잔과 하얀 빵 살덩어리, 이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 있으랴.


그런데 국물이 들어간 밥이나 국수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어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다. 치킨이나, 빵, 과자 같은 걸 폭식해도 곰탕이나 순댓국, 콩나물국밥을 폭식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으니까. 그럴싸하다. 일리 있어 보인다. 내일이라도 고집을 벗고 이제 국물(?)에 심취해야 하려나. 뭐 그래도 빵이 좋은 걸, 햄버거가 더 좋은 걸 어찌하랴. 내 멋대로 사는 게 인생인걸. 좋아하는 걸 억지로 버리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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