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날씨가 겨울답지 않았어요. 낮에 11도까지 올라갔으니 새해가 오기도 전에 봄이 오는 건가 싶었어요. 이상 기후 때문에 지구 평균 온도가 4도까지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나 싶었죠. 그래서 경량 패딩 하나만 걸치고 바깥으로 나갔어요. 어? 근데 사람들 보니까 다들 시베리아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아요. 날씨 확인도 안 하고 외출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롱패딩 걸치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
음, 이건 습관 탓이죠. '겨울이면 당연히 롱패딩이야. 묻고 따지지도 말고 그냥 걸쳐 입으면 되지. 더운 문제는 뭐 나중이고. 일단 손 닿는 곳에 롱패딩이 있었을 뿐이고, 다른 생각은 하기 싫었을 뿐이고' 이랬을 것 같아요. 전, 간단하게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롱패딩을 구매하지 않았지만요.
습관이란 건 이렇게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몸에 각인이 되어야, 습관이라고 불릴 자격이 생기겠죠. 여러분도 혹시 습관적으로 롱패딩 걸치고 외출하지 않으셨나요? 오늘은 영하 12도의 강추위라고 하니 롱패딩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만...
습관은 뭐랄까, 나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만들기 싫어도 만들어지는 원리를 갖고 있어요. '닥치고 롱패딩이야! 롱패딩이 없으면 죽음이지!'라고 선언하며, '올 겨울에는 매일매일 롱패딩을 걸치고 다니겠어! 영상 20도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말이야! 경량 패딩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고!" 이 정도의 절실한 생각이나 당당함 정도는 품어야 가능할 겁니다.
뭐 습관 하나 가지고 롱패딩까지 언급했지만, 습관은 '절실함'이라는 단어를 포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러분에게 절실함으로 대표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각자에게 주어진 절실한 그 무엇, 그것들을 한 번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저에게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절실한 것으로 대표되는 키워드는 '글쓰기' 였어요. '글을 쓴다' 이 명사 하나와 동사 하나가 전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꾸만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군요. 그 대답을 찾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글을 쓰게 됐죠. 그러니까 글쓰기를 습관적으로 해야겠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절실하게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실행을 반복하다 보니 그게 어느 날 습관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내가 어떤 목표를 두고 절실한 생각을 처음에 품는 것은 동기부여 차원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그런데 그 생각이 실행으로 꾸준하게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거든요? 사람에겐 의심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니기 때문이에요. '왜 글을 써? 도대체 왜 30일 넘게 글을 쓰는 거야? 글을 쓰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게 되는 거죠.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절실하게 쓰다 보면, 정답을 찾을 것 같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렇듯 어느 날 마치 문제점을 발견하려는 것처럼 질문들이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겁니다. 이 질문에 대답을 명쾌하게 내리지 못하면 습관이 멈춰지겠죠. 이런 고비는 21일? 30일? 66일? 언제 찾아올지 몰라요.
절실한 생각이 마중물이 되어서 시작은 했지만, 꾸준하게 실행하는 것은 이렇듯 갑자기 찾아드는 '왜'라는 허들을 넘어서야 한다는 숙제까지 안깁니다. 물론, '왜' 즉, 습관을 쌓으려는 이유, 목표에 도달하려는 이유, 그것을 위해 어떤 과정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지 처음부터 결정해놓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요. 저는 그것을 처음에 설정하지 않고 무작정 절실한 마음 하나를 믿고 글쓰기라는 습관을 쌓기 시작했으니 중간에 위기가 찾아왔던 거죠.
구글에서 만든 OKR이 몇 년 전에 꽤 유행했어요. 올 초에는 관련된 책도 많이 나왔더군요. 팀에 OKR을 도입하면서 '도대체 OKR이 무엇인가?' 들여다봤더니, 이것이 습관 쌓기와 꽤 비슷한 것 같더군요. OKR에서 O는 Objective, 즉 내가 되고자 하는 최종 목표, 정체성을 이야기하더군요. 나머지 K와 R은 Key Results 먼저 설정한 Objective(목표)를 이루고자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들이었어요. 다만 Key Results는 굉장히 구체적이어야 하더라고요. 추상적으로 쓰게 되면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행동도 모호해지니까요.
습관에 OKR을 적용해볼까요?
Objective :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원고의 초고를 60일 내에 완성한다.
Key Results :
1. 매일 아이디어 3가지씩을 '노션'에 기록한다.
2. 기록된 아이디어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을 정리한다.
3. 뉴스에서 키워드로 관련 자료를 수집한다.
4. 기록된 아이디어와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일주일에 한 번 블로그 글을 발행한다.
Objective :
건강을 위해 10kg의 몸무게를 감량하고 바디프로필을 찍는다.
Key Results :
1. 아침에 일어나면 기상 스트레칭을 5분 한다.
2. 아침 식사는 과일과 야채로 간단하게 시작한다.
3. 웬만하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한다.
4. 간헐적 단식 시간을 설정하고 공복을 철저하게 지킨다.
Objective :
1년 동안 12권의 철학서를 독파하고 거리의 철학자가 된다.
Key Results :
1. 매일 3쪽씩 철학서를 읽는다.(책 한 권이 300쪽이라면 매일 3쪽씩 읽으면 한 달에 완독 가능)
2.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는다.
3. 밑줄 그은 부분에 대해 하루 5분 생각할 시간(명상)을 갖는다.
OKR이 좋은 점은 행동지향성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목표가 구체적이고 과정 또한 목표를 떠받치는 과정들이니 우리의 행동을 이끈다는 이론이죠. 목표는 구체적이지만 또한 감성적이어야 한답니다. 감성이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두근거리는 것들이어야 한다는 얘기죠.
자, 며칠만 있으면 또 다른 새해가 시작됩니다.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습관, 즉 목표를 다시 세워볼 수 있는 좋은 기회죠. 여러분이 꼭 달성해야 할 목표 또는 새롭게 되어야 하는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그 정체성을 위해 새로운 습관을 몸과 마음에 각인시켜 봐요. 그리고 이왕 시작한다면 공심재 '나는 꾸준한 인간으로 살기로 했다' 모임에서 함께 하는 것도 좋겠어요.
이런 분에게 필요합니다.
- 습관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싶은 분
- 나만의 좋은 습관 노하우를 나누고 타인의 좋은 습관을 배우고 싶은 분
- 함께 독려하며 오랫동안 습관을 유지하고 싶은 분
- 돈 버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분
- 나쁜 습관은 버리고 좋은 습관을 쌓고 싶은 분
참여 방법
1. '나는 이제 꾸준한 인간으로 살기로 했다' 3기는 4주(20일, 주말 제외) 동안 진행합니다.
2. 한 달 동안 실천할 습관을 공유합니다.
3. 인증 페이지를 제공합니다. (습관, 시간, 내용)
4. 습관에 대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합니다.
5. 마지막 주에는 습관왕을 선정하여 선물을 증정합니다.
6. 다양한 습관 샘플과 꾸준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공유합니다.
진행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3(일) : 모집 공고
1/4(월) : '나는 이제 꾸준한 인간으로 살기로 했다' 3기 시작
1/29(일) : '나는 이제 꾸준한 인간으로 살기로 했다' 3기 종료